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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홍역'… 친정 강화한 文대통령 '魔의 징크스' 깰까 [뉴스인사이드]

입력 : 2019-01-13 08:00:00 수정 : 2019-01-13 10: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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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정권 ‘집권 3년차 증후군’ / 연임 없는 5년 단임제 구조적 특성 / 취임초 허니문 지나면 민심 냉정한 평가 / MB 사찰, 盧 부동산 폭락, 朴 비선실세 / 임기 3년차 거의 하향세… 리더십 시험대 / 지지율 꺾인 文, 靑 2기 닻 올려 / 최저임금 논란 靑 비위 ‘데드크로스’ 경고 / 한반도 정세·4월 재보궐 등 지지율 변수 / 전문가 “경제성과·위기대응 스타일에 달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은 이른바 ‘꺾이는 해’다. 오는 11월이면 임기가 정확히 반환점을 돈다. 역대 정권은 이때마다 홍역을 치렀다.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해 정권의 리더십을 시험하고, 측근 비리 혹은 권력형 게이트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차기 권력을 둘러싼 여권 내 긴장·갈등도 집권 3년차를 거치며 드러나곤 한다. 실망한 지지층의 이탈은 국정운영 동력 저하로 이어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성과를 내겠다는 국정운영 목표를 밝혔다. 최근 ‘2기 청와대’의 닻을 올린 데 이어 오는 2월 설 전후로 일부 개각도 단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집권 3년차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올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5년 단임 대통령의 숙명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 취임 초 ‘허니문’이 끝나면 열망과 기대감은 서서히 줄어든다. 대중은 정권의 실력을 냉정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열정과 냉정이 교차하는 집권 2년차까지는 유동성이 크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자료를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개혁성과를 통해 집권 초 80%를 웃도는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있는가 하면 취임 첫해부터 ‘광우병 촛불’ 직격탄을 맞고 휘청인 대통령도 있다.

문 대통령은 특수한 환경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여권의 지리멸렬, 적폐청산·개혁에 대한 열망 속에 정권이 출범했다. 임기 초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세월호 희생 기간제교사 순직 인정 지시 등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조치부터 신속하게 해 나가며 상당 기간 70% 이상 고공 지지율을 유지했다. 커피잔을 들고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거니는 모습 등은 ‘불통’ 이미지에 갇힌 전직 대통령과 비교돼 신선하게 다가왔다. 2018년 한반도에 형성된 평화 무드는 탄력을 더해줬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문 대통령에게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가 기점이었다. 최저임금 논란이 불거지며 지지율이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반등했으나 하락의 경향성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잇달아 불거진 공직기강 해이 논란 등이 겹치며 국정운영 부정평가율이 긍정평가율을 넘어서는 ‘데드 크로스’가 처음 나타났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도 터져 나왔다. 폭로 내용의 진위나 가치 여부를 떠나 청와대에는 분명 좋지 않은 신호다.
◆‘3년차 증후군’은 숙명인가

5년 단임 대통령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집권 3년차 증후군’은 일반적 현상이었다. 김대중정부 시절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 노무현정부 때의 행담도 게이트와 부동산값 폭락,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세종시 수정안 논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문건 여파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 논란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임기 중·후반으로 갈수록 직무평가 반등 요인은 크지 않고 3년차 이후로는 대개 하향세를 탄다”며 “3연임이 가능한 시도지사 지지도에서는 이런 경향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으로 미뤄 3년차 증후군은 5년 단임제 하의 구조적 특성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력한 차기 주자가 있으면 권력의 원심력은 더욱 강화된다. 한국갤럽이 임기 3년차 하반기에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시작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러나 3년차를 ‘선방’한 대통령이 없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랬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사태 이후 지지율 최저점을 찍었으나 8·25 남북합의로 대폭 반등에 성공했다. 3년차 1분기 34%로 시작한 지지율이 4분기 43%로 올라갔다. 이 전 대통령은 3년차인 2010년을 1분기 44%에서 시작해 4분기 47%로 마무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후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과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 기조가 어필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관건은 실력과 스타일

올해 문 대통령 지지율의 변수로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 정권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등이 꼽힌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권 입장에서는 올 상반기 동안 조금씩 신뢰를 쌓아 하방경직성을 회복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관건은 실력과 스타일”이라고 짚었다.

여기서 실력은 민생·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얼마나 완화하느냐와 고용률 등 각종 경제지표 개선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타일은 ‘태도’를 말한다. 주로 위기 상황에서 대중은 여기에 주목한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상반된 반응이 좋은 예다. 손 의원의 인신공격성 페이스북 글은 격한 논란과 함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후배에 대한 애정과 걱정을 담아 절제된 언어로 입장을 설명한 김 전 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은 많은 공감을 샀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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