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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법체계 탓 또 죽음 부른 카풀 논란 [뉴스+]

택시기사 두 번째 분신 사망 / 여객자동차법 따라 출퇴근 때 허용 / 택시업계 “시간대 특정해야” 주장 / ICT업계 “사업장마다 달라” 맞서 / 국토부도 명확한 유권해석 못내려 / 관련법 개정안은 국회서 ‘낮잠’ / “상대방에 양보 요구… 갈등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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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0 19:33:54      수정 : 2019-01-10 20:54:18
10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카풀 서비스 반대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한 60대 택시기사가 숨을 거뒀다. 벌써 두 번째다.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비극에는 합법과 불법조차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법체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로 향하는 택시들 카카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택시들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농성장에서 택시기사 임모씨 분신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끝낸 후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분신을 한 택시기사 임모(65)씨는 이날 오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임씨는 전날 오후 6시3분쯤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분신을 하다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임씨는 분신을 하기 전 동료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 메시지에는 ‘카풀 방치하면 다 망한다’, ‘해결 못 하는 이 정부가 한스럽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회장은 이날 오전 임씨가 치료를 받았던 한강성심병원을 찾아 “우리는 불법 카풀,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무작위로 등록을 받아 하는 카풀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자기 밥그릇 안 빼앗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카풀 서비스로 둘러싼 택시업계와 ICT(정보통신) 업계 갈등에는 모호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자리를 차지한다. 여객자동차법 81조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을 목적으로 제공·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다만 출퇴근 때 승용 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허용된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것이다. 2002년 9월 대법원은 출근을 ‘주거지에서 사업주가 지정한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시간을 특정할 수 있을지 여부가 쟁점이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음주를 하고 귀가하는 행위를 퇴근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택시업계 등 카풀 서비스 반대 측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특정할 것을 주장한다. ICT업계 등 카풀 서비스 찬성 측은 사업장마다 출퇴근 시간이 달라 특정 시간대를 출퇴근 시간으로 정의하기 힘들다고 맞선다. 결국 양측이 출퇴근 시간 정의를 두고 대립해 갈등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카풀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농성장. 연합뉴스
정부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택시업계와 ICT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하고 있지만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두 업계의 상생을 위해 지난해 봄부터 50차례에 걸쳐 만나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사람마다 출퇴근이 다를 수 있어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하는 일은 국회 논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대 국회에서도 여객자동차법 81조에 명시된 출퇴근 시간을 분명히 하자는 법안이 두 차례나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된 채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지난해 1월과 2017년 12월 여야의원 10명은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여객운송법 81조의 예외조항으로 인정한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하자고 발의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 했다. 정치권 인사는 “일부 의원들이 다른 공유경제 사업체와의 형평성 등으로 내세워 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결국 카풀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출퇴근 시간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통해 불법과 합법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현행법으로는 카풀 서비스가 실시되도 합법과 불법조차 구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출퇴근이 아닌 상황에 카풀 서비스를 이용해도 단속하기조차 힘든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염유섭·권구성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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