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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라앉자 렌털산업이 뜨네

입력 : 2019-01-07 21:05:32 수정 : 2019-01-07 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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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빠르게 성장/2006년 3조서 2018년 28조로/2020년엔 40조원 뛰어넘을 전망/대상 품목도 갈수록 다양해져/기존 정수기·비데·안마의자서/건조기 등 생활가전으로 확대 혼수 준비를 위해 백화점을 찾은 예비부부 김석천(35)·이하늘(28)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혼수의 기본이라는 TV·냉장고·세탁기·침대만 견적을 냈는데도 금액이 1000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나온 두 사람은 우연히 들른 렌털 숍에서 희망을 찾았다.

김씨는 “1000만원대 혼수품을 월 10만원대 렌털료로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애프터서비스도 일반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똑같다”고 만족해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은 홍미란(30)씨는 신혼집을 장식할 그림을 렌털하기로 했다. 고가의 작품을 샀다가 자칫 신혼집에 어울리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홍씨는 “(그림 렌털은) 3개월 단위로 그림 교체가 가능해 분위기 전환 효과가 있는 데다 가격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렌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수기, 비데, 안마의자 등에 국한됐던 렌털 영역이 건조기,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전기레인지, 매트리스 같은 생활가전, 가구로 확대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렌털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은 ‘소유’보다는 ‘사용’가치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한 번에 목돈을 지출하기보다는 매달 일정 금액을 쪼개서 내는 렌털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시장 전체 규모는 2006년 3조원, 2016년 25조9000억원, 지난해 28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2020년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러한 렌털 시장을 든든히 떠받치는 것은 1인가구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는 2017년 기준 전체 가구의 28를 넘어섰다. 4명 중 1명꼴이다. 1인가구 비중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렌털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시작하며 렌털의 유지관리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정기적으로 핵심부품 교체, 위생관리를 해줄 뿐만 아니라 제품이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 기간 무상 보증’ 혜택도 눈길을 끈다.

‘렌털 원조’ 웅진렌탈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제품군 8종을 한꺼번에 선보였고,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도 출시했다.

종합 건강·생활가전 기업을 표방하는 쿠쿠홈시스는 공기청정기, 정수기, 제습기, 비데, 매트리스,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등을 렌털 서비스로 제공한다.

하지만 렌털업체에 유리하게 작성된 불합리한 렌털 조건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렌털 상품은 또 다른 형태의 할부 판매여서 의무약정기간이 지나면 소비자는 제품을 소유하게 된다”며 “하지만 중도에 물건을 반납하려면 고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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