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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냐 조현우냐 … 베일 속 ‘벤심’

입력 : 2019-01-06 20:53:33 수정 : 2019-01-06 20: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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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아시안컵… 韓, 오늘밤 필리핀과 C조 1차전 / 김, 벤투號 7경기 중 4경기나 선발 / 최종 모의고사 사우디전서도 활약 / 넓은 시야 ‘공격 빌드업’과 잘 맞아 / 조, 러월드컵 김승규 제치고 낙점 / 쫙 펼치면 197㎝ 긴 팔로 철통방어 / 상황 판단능력·반사신경도 좋아 / 이승우, 무릎부상 나상호 대신 합류
김승규
지난해 2018 러시아월드컵 골키퍼 주전경쟁에서 밀린 김승규(29·비셀 고베)는 대회 내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의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 경기를 뛰지 못해 할 말이 없었고, 등번호 ‘1번’의 자존심은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월드컵서 미친 선방 쇼를 펼치며 일약 스타가 된 조현우(28·대구)는 질문 세례를 받느라 바빴다. 그런 조현우 곁을 맴돌던 김승규는 “현우가 잘 버텨준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찬스를 잡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쟁을 넘어선 ‘원 팀’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운명이 얄궂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10시30분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 필리핀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의 첫발을 뗀다. 일단,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과 116위 필리핀의 전력 차가 현격하고,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무실점 7전 전승이다.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이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1∼2차전에 불참하지만 황의조(27·감바 오사카), 황희찬(23·함부르크), 이재성(27·홀슈타인 킬) 등 최전방과 측면에서 그의 공백을 메울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다만 주전 골키퍼 장갑은 오직 한 선수만 낀다는 점에서 첫 경기 선발로 뛰는 선수가 ‘승자’다. 김승규와 조현우가 또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조현우

공교롭게도 러시아월드컵 때처럼 초반 기세는 김승규가 압도적이다. 그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7경기 가운데 4차례나 선발로 출전해 조현우(2차례), 김진현(32·세레소 오사카·1차례) 등을 제쳤다. 특히 아시안컵 최종 모의고사였던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낙점을 받은 것이 의미심장하다. 2013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A매치 37경기(33실점)서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보여줬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는 조별리그 H조 최강팀 벨기에와의 3차전서 7차례 슈팅을 막아내며 1실점만 허용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풍부한 경험과 더불어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공격 빌드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면모가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와 궁합이 좋다는 평가다.

뛰어난 킥력의 김승규가 전천후 자원이라면, 골키퍼 본연의 임무인 ‘선방’에선 조현우가 다소 앞선다. 그의 신장은 189㎝로 김승규(187㎝)와 비슷하지만 쫙 펼치면 197㎝에 달하는 팔 길이를 뽐내며 골문을 철통 방어한다. 상황판단 능력과 반사신경이 좋아 상대의 역습 시 골문 앞에서 한 박자 빠르게 공을 쳐내는 그림이 그려진다. 대표팀 관계자는 “훈련 상황에도 주전과 비주전 선수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경기 당일에야 베일이 벗겨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을 예상 못 했던 조현우는 출전 명단을 통보받은 조별리그 1차 스웨덴전 당일에도 얼떨떨했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김승규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너 진짜 멋있는 놈이다. 다 보여주고 오라”며 씩 웃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시안컵에선 누가 장갑을 끼고, 어떤 이가 어깨를 다독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6일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던 이승우(21·베로나)가 무릎이 좋지 않은 나상호(23·광주)를 대신해 벤투호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최근 소속팀에서 6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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