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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현 아산시장 고심 끝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지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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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21 15:15:11 수정 : 2018-12-21 15: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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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체육계 아산구단 살리자 한 목소리에 예산지원 결정/오 시장 “머리는 그만, 가슴은 계속 가자고 보챘다” 심경 밝혀/자신들 업무추진비까지 삭감했던 시장 시의원들 결정에 시민들 박수/아산시의회 추경 예산(안) 심의 절차 등 변수 남아 있는 상태
“참으로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머리는 그만이라고 하는데 가슴은 계속 가자고 보챘습니다. 줄어들 게 뻔한 지방세수로 인해 시는 긴축재정을 해야 하는데, 해맑은 표정으로 저와 인사를 나누던 어린 학생들(유소년축구선수)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습니다.오늘의 결정을 반기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겁니다”

오세현 아산시장이 무궁화축구단 예산지원을 결정한 20일 밤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게 격려와 힘찬 응원을 보내달라’며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밝힌 심경이다.

업무추진비를 30%나 줄이는 등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 오세현 아산시장이 고심 끝에 20일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 대한 예산지원을 결정했다.

해체 위기에 놓였던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 대한 예산지원 방침이 결정되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같은 날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의 2019시즌 K리그2 참가를 승인했다.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내년에도 K리그 2부리그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의경 선수 수급이 끊기더라도 시민구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국군체육부대인 '상무(尙武)'와 같은 형태로 대한민국 경찰이 운영하는 체육단이다.

경기도 안산에 있었던 이 축구단은 2016년 충남 아산 소재 경찰대학으로 옮겨오면서 아산시, 경찰대학, 프로축구연맹 삼자 간 협약을 통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운영됐다. 아산시가 1년에 19억원 안팎의 구단 운영비를 지원하고 경찰청이 선수를 수급하는 방식이었다. 무상으로 선수 수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연간 운영비는 30억원 가량이다. 아산시가 지원하는 예산을 초과한 10억원 아팎의 운영비는 구단 측이 후원사를 통해 마련해 왔다. 이렇게 운영된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창단 2년차인 올해 프로축구 K리그2에서 우승하면서 1부 리구 승격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지난 9월 정부의 의경 폐지 방침에 따라 경찰청이 무궁화축구단 의경 선수를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청이 더이상 무궁화축구단 선수를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잔류선수는 14명으로 축소됐다. 그나마 이 선수들도 내년 연말이면 모두 군 대체복무를 마치게 된다. 프로 리그에 참여하려면 최소 선수가 20명 이상이어야하는데 선수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프로축구연맹은 아산 구단의 1부 리그 승격자격을 박탈했고 내년 2부 리그 시즌 참가마저 불투명해 졌다.

선수수급 차질로 구단이 해체 위기에 몰리자 오세현 아산시장과 지역국회의원인 강훈식 이명수 의원, 축구단 관계자들이 경찰청, 경찰대학, 행정안전부, 국회, 국방부 등을 찾아 다니며 구단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아산무궁화축구단 팬클럽과 많은 시민들이 구단을 살리자는 청와대 청원에 동참했고 홍명보, 김병지, 송종국 등 많은 축구인들도 한 목소리로 구단의 존속을 외쳤다.

이런 노력에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1월 30일까지가 시한이었던 아산 구단의 프로축구 2부 리그 참가 결정을 미뤄주었다. 시민들과 축구계의 목소리에 경찰대학은 지난 18일 잔류 의경 선수 14명을 전역 때까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선수로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구단과 아산시에 보내왔다. 같은날 아산무궁화축구단 산하 유소년축구단(U-18)학부모들도 오세현 아산시장과 김영애 아산시의회 의장을 만나 아산 구단이 해체되면 30명의 유소년 선수들이 꿈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아산시는 시민들과 축구계, 경찰대학이 최소한 내년 시즌만큼이라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을 2019시즌 K리그2에서 뛰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따라 예산지원을 어렵게 결정했다.

앞선 12일 아산시의회는 2019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아산시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보조금으로 신청한 19억5000만원 중 14억 5000만원을 삭감하고 사실상 구단해체가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의 무궁화축구단 지원 판단에 따라 본예산에서 삭감된 14억 5000만원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아산시의회에 다시 상정되게 되며 예산사용 승인권은 여전히 의회가 쥐고 있다.

아산시가 무궁화축구단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지만 이 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운영 규정상 K리그 참가팀은 선수 엔트리가 20명이상이어야 한다. 당장 최소 6명의 추가 선수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선수 보호 등을 감안한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위해서는 30명 가량의 선수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의경 선수 외에 15명이상의 선수층이 확보돼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아산시는 당초 본예산에 상정했던 19억 5000만원 외에 추가예산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구단측이 선수를 확보해야 한다. 구단 측은 후원사를 최대한 늘려 선수확보 비용을 마련하는데 힘쓰면서 다른 팀의 후보선수들을 최소 비용으로 임대하는 방법 등 선수 수급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충남도나 아산시가 선수수급을 위한 예산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무궁화축구단은 든든한 기업 후원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가난한 외인구단으로 전락하거나 명맥을 이어가지 못할 공산이 크다. 2020년 경찰 체육부대로부터 아예 선수공급이 끊기게 되는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 어떤 활로를 찾아갈 지 큰 관심이다.

오 시장은 관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내년 지방소득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2019년도 아산시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자신과 부시장의 업무추진비 30% 삭감과 민간보조금, 행사성 경비, 행정운영경비 10~20% 삭감을 단행했다. 아산시의회도 2019년도 아산시의회 예산안 편성에서 의원 전원 만장일치로 의장단 업무추진비 15% 삭감을 결정했다.

시민사회와 체육계, 아산무궁화축구단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의 업무추진비와 욕 먹을게 뻔한 민간단체 보조금까지 삭감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메고 아산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장과 시의원들이 축구꿈나무들과 축구팬들의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내린 어려운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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