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제2의 숙명여고 사건' 4년간 13건…공정성·신뢰도 흠집

입력 : 2018-12-17 18:30:03 수정 : 2018-12-17 22:56: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학교 10곳 중 9곳서 부실 적발 / 교육부, 초·중·고 감사결과 … 지적사항 3만1216건
‘숙명여고 사건’처럼 고등학교 시험문제·정답 유출사건이 최근 4년간 1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전국 초·중·고교에서 시험 출제·성적관리 등 학생 평가와 출결내역, 봉사실적 등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관리를 잘못해 적발된 건수가 4000건을 넘었다. 내신과 대입 수시 등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흠집을 낼 만하다. 교육당국도 재발 방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학교시험 관리·보안 강화 시급

교육부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13개 고교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이 적발됐다고 17일 밝혔다. 모두 해당 학교 학부모나 학생이 민원을 제기해 당국이 확인한 것이다. 이들 학교는 부산 연제고·전남 한영고(2015년), 경기 향일고(2016년), 서울외고·대전 생활과학고·충남 예산여고·전북 함열여고(2017년), 서울 대광고·서울 숙명여고·부산 과학고·광주 대동고·전남 문태고·전남 한영고(2018년)다.

유출자는 교사(5명)와 학생(6명), 교직원(2명)으로 파면, 해임, 퇴학, 구속 등의 징계를 받았다. 특히 올해만 숙명여고를 비롯해 가장 많은 6건이 발생한 데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내신 등급 스트레스를 받은 학생들이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 많아서”라고 설명했다.

시험지 유출도 큰 문제지만 시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정성을 해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교육부가 이날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2015년 이후 전국 초·중·고 감사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평가와 관련해 1703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게티이미지

예컨대 서울 A외고에서는 2015·16학년도 1학기 중간·기말고사 당시 1학년 작문 과목 시험 출제를 맡은 B교사가 각각 동일한 문항을 10개와 24개나 출제했다. 같은 기간 이 학교 교사 4명은 3학년의 작문과 독해 관련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내면서 두 교과 모두 같은 문항을 출제했다. 서울 강북지역 한 자율형사립고는 2015학년도부터 올해 6월까지 중간·기말고사 출제와 표기 오류, 복수정답 등이 126건이나 발생했는데, 정답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의 심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명확한 평가 기준 없이 수행평가를 실시한 경우도 상당했다.

교육부는 시험 출제-인쇄-시행-채점 단계별로 보안 관리를 강화한 대책을 내놨다. 내년 새 학기부터 전북을 제외한 전국 고교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출제·채점 기간 학생의 교사연구실 출입을 통제하고 복사·인쇄가 필요한 경우에도 교사 컴퓨터가 아닌 공용 컴퓨터를 쓰도록 할 방침이다. 숙명여고 사태를 거울삼아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상피제’도 전북을 뺀 전국에서 시행된다.

◆학생부 부실 관리도 적잖아

감사 결과 학생부 관련 지적사항은 2348건이었다. 출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가 782건(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입력 오류 등 772건(33%), 학교폭력 조치사항 관련 기재 잘못 424건(18%), 학생부 정정절차 위반 160건(7%), 봉사활동 잘못 기재 149건(6%) 등의 순이었다. 교육부는 2019학년도부터 학생부 서술형 기재 항목의 수정 이력을 학생이 졸업한 뒤 5년간 보관하는 등 학생부 정정절차와 관리 권한을 까다롭게 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4년간 감사를 받은 1만392개교 중 9562개교(92.0%)에서 총 3만1216건(평균 3.26건)의 잘못이 지적됐다. 사립학교가 평균 5.3건으로 공립학교(2.5건)의 곱절이었다. 전체 지적사항의 48.1%(1만5021건)는 학교발전기금 부적정 운영과 보충수업·초과근무수당 이중지급 등 예산·회계와 관련됐다. 인사·복무 분야 15.0%(4698건), 교무·학사 분야 13.6%(4236건), 시설·공사 9.5%(298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재정상 조치 금액은 156억4262만원에 달했다. 사립학교의 조치금액은 평균 570만원으로 공립학교(평균 66만원)보다 8배나 많았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