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역대 2위의 고액 계약을 성사시킨 양의지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NC의 과감한 베팅도 놀랍지만 역시 두산과 두산팬들의 충격이 가장 크다. 지난해 김현수(LG)와 민병헌(롯데)을 놓쳤을 때만 해도 젊은 유망주가 많은 데다 효율적 투자를 하는 두산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의지는 공수 양면에서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 구단 안팎에서 일치된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상대의 물량공세에 일격을 당한 것도 속이 쓰린데 팬들의 비난 목소리까지 더해지면서 두산 프런트는 말 그대로 ‘멘붕’ 상태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을 수상한 양의지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결국 이번 FA 시장에서 특급 선수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담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대신 남은 준척급 FA들은 양의지의 대박이 자신들의 연쇄 몸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남은 FA 가운데 한두 명을 빼면 구단 사이에 영입 경쟁이 붙을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결국 이제는 구단이 칼자루를 쥐었기에 선수와 입장차가 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지루하고 긴 협상이 벌어질 가능성만 높아졌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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