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동독 스파이?…동독 정보기관 요원 신분증 발견

BBC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구 동독에서 스파이로 활동하던 당시 동독의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슈타지) 신분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소베이트 연방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활동했다.

푸틴 대통령의 슈타지 신분증은 1985년 12월31일 발행됐으며, 시한은 1989년 말까지로 돼 있다. 이 신분증은 최근 슈타지의 민간인 사찰자료 등을 보관하는 슈타지 문서보관소의 드레스덴 사무소에서 발견됐다.

당시 KGB 요원이었던 푸틴은 슈타지 신분증을 사용해 슈타지 시설을 출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슈타지를 위해 일했다기보다는 양국 정보기관이 긴밀한 협력관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슈타지 문서보관소의 콘라트 펠버 드레스덴 소장은 “슈타지 사무실 출입이 슈타지를 위해 일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BBC캡처.

레닌그라드(현 상트 페트르부르크)에서 태어난 푸틴은 1985년 33세의 나이로 동독에 부임했다. 그는 1989년 12월 독일 공산주의 정권이 민주화 시위로 붕괴할 때까지 드레스덴의 KGB 요원이었다. 그의 슈타지 신분증은 3개월마다 확인 스탬프를 찍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로 돌아온 이후 KGB의 후신인 FSB의 수장이 됐고, 2000년 러시아 대통령이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국영TV에서 자신의 KGB 활동과 관련해 “불법적인 정보 수집”을 포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KGB요원들에 대해 “특별한 자질, 특별한 신념, 특별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