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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만 남았다…'어른들' 퇴장 속 트럼프 재집권플랜 시동

입력 : 2018-12-10 09:45:22 수정 : 2018-12-10 09: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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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주변에 "민감 지역서 트럼프 경솔한 군사조치 막은게 성과"
트럼프 2020년 대선·하원장악 민주당 공세 대비 하반기 친정체제 구축
'견제·균형추' 역할 해온 군·기업 출신 집단 2년 사이 급격히 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재집권 플랜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재선 맞춤형' 내각 물갈이에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이다.

경질설이 계속 나온 4선 장성 출신인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교체를 8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만 그 자리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선거 전문가인 36세의 젊은 정치참모 닉 에이어스를 앉히겠다는 구상이 9일 막판에 틀어지면서 일단 원점으로 돌아간 후임 인선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켈리 비서실장의 퇴장은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후임에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을, 연말에 떠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각각 지명하고,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후임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한다고 밝힌 직후 나온 언급으로, '도미노 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6 중간선거 이후 일찌감치 예고돼온 트럼프 행정부의 인적 개편은 무엇보다 차기 대선 준비 체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 내년부터 의회 내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막바지로 치닫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옥죄는 상황에서 진용 재정비를 통해 첫 임기 하반기의 국정 동력을 다잡고 재선 가도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정 체제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켈리 비서실장이 곧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고통스러웠던 (두 사람의) 관계 종식 이상을 의미한다. 그것은 2020년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겠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최신의 신호"라고 보도했다.

'정치적 음치'(politically tone deaf)인 켈리 비서실장을 내치고 30세가 되기도 전에 대선 캠프를 경험해온 에이어스를 후임으로 낙점하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재집권 구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에 대해 "민주당의 하원 장악에 대한 대비 및 재선 캠페인 준비 집중 등과 맞물린 중대한 인적 개편의 전조"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비서실장에게 '정치적 기량'이 부족하다고 불평해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에 따른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감독·조사 강화와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의 막바지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몇 달 동안 구상해온 인적쇄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정치전략 국장인 빌 스테피언과 대외협력 국장인 저스틴 클라크가 최근 백악관을 떠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사무실로 옮길 것이라고 공식화하는 등 차기 대선을 향한 재집권 플랜 가동 움직임은 벌써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대언론 분야 고위 참모인 제시카 디토 등 백악관 인사들의 추가 재선 캠프행 '엑소더스'가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측 관련 정치 조직들도 재선 준비를 위해 벌써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은 충동적인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해오며 이른바 '어른들의 축'으로 불려왔던 군 내지 기업가 출신 그룹의 사실상 붕괴 내지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3월 '퇴출'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에 이어 켈리 비서실장마저 워싱턴 무대에서 떠나게 됨에 따라 '어른들의 축' 그룹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정도만 남고 다 퇴장하게 된 셈이다. 내부 견제 역할을 했던 이들 집단의 '세'가 지난 2년 사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매티스 장관도 한때 교체설이 돌았으나 일단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은 초당적 지지 속에 충동적인 대통령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몇 안 남은 군 또는 사업가 출신 참모 인사가 또 한 명 제거됐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WP도 "대통령의 무모한 충동을 억제했던 숙련된 참모가 하나 더 없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켈리 비서실장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비서실장 재임 중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대통령이 민감한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과 같은 경솔한 군사적 조치를 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비서실장이 심한 언쟁을 벌였는데, 이때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원 철수 명령을 내리는 것을 단념하도록 제지했다고 미 NBC 방송이 지난 4월 말 보도한 바 있다.

켈리 비서실장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격한 언쟁을 벌이고 난 뒤에는 "나 이제 여기서 나간다"는 말을 버릇처럼 되뇌어왔다고 WP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동맹들 입장에선 '미친 개' 매티스만이 그 방에 남은 '마지막 어른'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2년 전 취임했을 때 유럽과 아시아, 그 외 동맹들은 예측불가능한 대통령을 억제시키는데 있어 '방 안'에 있는 이른바 '어른들'에게 의존을 했었다. 그러나 켈리가 곧 떠나면 매티스 국방장관만 남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친개'는 매티스 장관의 별명이다.

이 통신은 틸러스 전 국무장관, 골드만삭스 고위임원 출신의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떠난 어른들'로 꼽기도 했다.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도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에 대한 성명을 내고 켈리 비서실장을 '질서와 명료함, 분별의 힘'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나라는 그의 백악관 재직으로 인해 더 좋아졌고, 그는 재임 기간 소중한 친구이자 믿을 수 있는 파트너였다"며 "그는 때때로 생색나지 않았던 일을 하고 이제 떠난다. 그러나 존 켈리에게 나는 영원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켈리 비서실장의 '퇴출'은 추가 인선에 대한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켈리 비서실장의 측근으로, 지난 몇달 동안 교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왔던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의 앞날이 더 불투명해진 가운데 켈리 비서실장과 가까운 백악관 내 일부 참모들의 추가 사임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켈리 비서실장의 퇴진은 백악관 내 권력지형 내지 역학 구도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및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 보좌관에 대해 "백악관에 들어와서는 안 됐을 사람들"이라고 사석에 말할 정도로 이들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방카 부부는 켈리 비서실장을 퇴출시켰지만 자신들이 적극 밀었던 에이어스 카드는 결국 불발됨에 따라 '절반의 쿠데타' 성공을 이룬 셈이 됐다.

에이어스 카드가 물건너간 가운데 외신들은 그 대안으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공화당 내 강경 그룹 '프리덤 코커스' 회장인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11·6 중간선거 직후 낙마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대행을 맡아온 매슈 휘터커 변호사도 후보로 올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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