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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전부터 단독 프로그램 도배… 음악방송도 ‘프리패스’ [S스토리]

자사 프로그램 통해 구성 아이돌그룹 / 데뷔날 하루 방송 분량의 81%나 할당 / 통상의 아이돌들에겐 ‘하늘의 별따기’ / 방송사 노골적 밀어주기 업계질서 해쳐 / 새 스타 발굴 프로그램 출연 연습생들 / “나이가 너무 많다” “외모부터 보겠다” / 온갖 막말에도 기회 잃을까 억지 웃음 / 기획사·연습생들 방송사 종속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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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8 17:02:00      수정 : 2018-12-08 16:19:41
걸그룹 아이즈원(IZ*ONE·사진)은 지난 10월 29일 첫 번째 미니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로 데뷔했다. 아이즈원은 데뷔 전부터 이미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방송사의 노골적인 홍보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아이즈원이 데뷔한 이날 엠넷은 하루 방송 분량의 81%(19시간 30분)를 아이즈원 홍보에 할애했다. 10월 29일 엠넷 편성표를 살펴보면 ‘프로듀스 48’ 재방송 4번(9시간40분), ‘아이즈원 츄’ 재방송 2번(2시간 40분), ‘프로듀스 48 스페셜 클립’ 1번(1시간), ‘라이브 온 엠’(아이즈원 데뷔 특집) 1번(40분), ‘아이즈원 컬러라이즈 쇼콘’ 2번(2시간40분) 등이다. 이날 아이즈원과 관련 없는 프로그램은 ‘방문교사’와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으로, 단 4시간 30분에 불과했다.


방송사(엠넷)가 특정 걸그룹을 드러내놓고 밀어준 것이다. 엠넷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아이즈원이 자사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가도 한참을 더 나갔다. 이러한 엠넷의 행위에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걸그룹을 운영 중인 한 기획사의 관계자는 “일반 걸그룹이 엠카운트다운(엠넷의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매니저는 물론이고 사장까지 찾아가 부탁을 해도 부족한데, 아이즈원은 데뷔를 하기도 전에 단독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방송에 내보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기획사 소속이거나 SNS 등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음악 프로그램 출연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아이즈원은 데뷔하기 전부터 엠넷을 통해 수차례 이름을 알렸다. 심지어 ‘아이즈원 츄’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출연했다.

아이즈원처럼 방송사를 통해 데뷔한 아이돌은 ‘금수저 아이돌’, 통상의 아이돌은 ‘흙수저 아이돌’이라고 불린다. 데뷔 전부터 방송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며 ‘금수저 아이돌’이란 별명이 붙은 것이다.

아이돌 가수(지망생)들은 ‘금수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 극심한 경쟁, 기약 없는 방송 출연에 지친 이들은 방송사라는 프리패스권을 가진 ‘금수저 아이돌’이 되기를 원한다. 기획사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쳤고, 수년간 연습생으로 지냈지만 지금이라도 아깝지 않다. ‘금수저 아이돌’이, 아니 ‘금수저 아이돌’의 연습생이라도 된다면 성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이돌 데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 모욕에 가까운 심한 말도 참고 견딘다. 지난해 10월 방영된 JTBC ‘믹스나인’의 예가 대표적이다. 믹스나인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획사를 직접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해당 방송은 시작과 함께 논란을 빚었다. 양 대표는 연습생들을 만나 “아이돌 하기엔 많은 나이다” “은퇴할 나이다” “1집 망한 거잖아” 등의 막말은 물론이고 “외모부터 보겠다”는 성적인 말을 거침없이 했다. 연습생들은 그의 모욕에도 억지로 웃어야 했다. 양 대표의 기분을 흐려놓으면 금수저 아이돌 연습생으로 뽑힐 기회마저 잃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당시 방송에 출연했던 한 연습생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웃어야 했다”며 “면접이 끝난 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엉엉 울었다.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도 방송사의 이러한 행태는 업계 질서를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지망생과 기획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수저 아이돌’이라 불리는, 방송사를 통해 데뷔한 아이돌 가수들은 방송 출연 등 기존 아이돌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에 아이돌 가수(지망생)는 물론이고 기획사까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금수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방송사의 눈치를 보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즈원,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 방송사를 통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이미 기존 시장 질서를 무너뜨렸으며, 기존의 아이돌과 차별화된 활동을 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연습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이고, 아이돌 가수를 만들기 위해 수년간 노력한 기획사로서도 힘이 빠질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수년간 연습생과 아이돌 활동을 하는 것보다 방송에 나온 것만으로 더 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그 팬덤을 이용해 완성도가 낮은 앨범까지 판매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 때문에 기획사나 연습생들이 방송을 외면할 수 없게 되고 오히려 점점 종속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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