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김정은 찬양 발언 내보낸 KBS, 공영방송 맞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8-12-07 23:36:17 수정 : 2018-12-07 23:36:1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KBS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4일 밤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서 방영된 녹화 인터뷰에서 김수근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은 “(김 위원장에게서) 우리 정치인들에게 볼 수 없는 모습을 봤다.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북한의) 경제 발전을 보면서 팬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북한의 세습에 대해선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됐다”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다.

김 단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 단체 출범식에서 “나는 공산당이 좋다”고 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가 어떤 성향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KBS가 이런 사람의 인터뷰를 그대로 방송한 것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다. 오죽하면 KBS 공영노동조합이 “공영방송 KBS가 보도할 내용이 맞는가. 마치 북한 중앙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겠는가.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이 비판적 토론을 이어갔고, 사회자도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고 주장했다. 납득하기 힘든 해명이다.

김 단장의 발언은 편파와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북한은 최악의 인권 탄압국이고 그것의 가장 무거운 책임은 김 위원장에게 있다. 그는 우리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핵 단추가 자기 책상 위에 있다고 큰소리친 당사자다. 그런 인물에게 ‘팬’ 운운하고, 그의 권력 세습을 국민이 선거로 뽑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동일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북한 강제수용소에는 12만여명이 갇혀 있고, 공개 총살도 곳곳에서 벌어진다.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고모부인 장성택을 고사총으로 처형하고 이복형을 외국 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암살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 14년째 제출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KBS는 ‘권력에 의한 언론 개입’이라는 방송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명분으로 이사진을 쫓아냈다. 기존 경영진이 물러나야 공영방송을 정상화해 공정성·독립성이라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요즘 행태를 보면 과거보다 한술 더 뜨고 있다. KBS는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고, 그 생명은 공정성이라는 점을 되새기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