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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 … 최고의 아버지”

입력 : 2018-12-06 20:25:26 수정 : 2018-12-06 20: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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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前 대통령 國葬 엄수/아들, 유머·눈물섞인 추도사 감동/카터 등 전현직 대통령 5명 한곳에/트럼프, 이례적으로 추도사 안해/메르켈 등 각국 지도자 대거 참석/
텍사스에서 부인과 딸 곁에 안장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성당에서 엄수됐다.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에 치러진 국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4명의 전 대통령 및 공화·민주당의 상·하원 의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영국의 찰스 황태자를 비롯한 각국 외교 사절 등 3000여명이 참석해 미국의 정치권과 세계가 모처럼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41대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는 장례식에서 친절하고, 점잖은 신사 정치인으로 탈냉전 시대를 열었고, 그 이후 미국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버지 부시’ 관 앞서 조의 표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중앙홀에 안치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관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조의를 표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부자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다가 이날 장례식 맨 앞줄에 이들과 나란히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바로 옆에 앉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앉은 자세로 악수를 하고, 한마디씩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한번 쳐다봤을 뿐이고,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트럼프를 보는 대신에 자신이 찬 손목시계를 쳐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장에서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사도신경을 낭독하거나 찬송가를 따라 부르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팔짱을 낀 자세로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국장에서 이례적으로 추도사를 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25일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식 당시에 초청받지 못한 데다 추도사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으나 이번에 추도사를 한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울먹이는 아들 작별 인사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이 엄수된 5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성당에서 그의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사를 읽던 중 감정에 북받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왼쪽 사진) 추도사를 마친 아들 부시가 자리로 돌아가면서 관을 툭툭 치며 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AFP연합뉴스
고인의 장남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추도사를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고인의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존 미첨,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에 이어 마지막으로 단상에 섰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회고했다. ‘천 개의 불빛’은 고인이 1988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미국 내 수많은 민간 봉사활동 단체들을 일컫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

아들 부시는 조사 말미에 부친에 대해 “최고의 아버지였다”는 말을 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울먹이면서 “아버지는 로빈(3세 때 백혈병으로 숨진 여동생)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고 있을 것”이라며 추도사를 마쳤다. 아들 부시는 자리로 돌아가면서 부친의 관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며 작별 인사를 했다. 고인의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실려 장지인 텍사스로 향했다. 고인은 6일 오후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 W 부시 도서관·기념관 터에 묻힌 부인 바버라와 딸 로빈 곁에 안장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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