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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은 변한 게 없는데 김정은 답방 매달리는 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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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7 00:55:00 수정 : 2018-12-07 0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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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연내 답방에 연연/비핵화 조치 없으면 역풍될 것/미국내 정상회담 회의 기류 번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어제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했다.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관련해 “연내든 연초든 열려 있다. 북한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얼마나 연연해하는지 잘 보여주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 답방이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그의 일정과 동선을 놓고 온갖 관측과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낙연 총리는 그제 김 위원장 답방 시기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어느 쪽 신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난방이 따로 없다.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한다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분단 후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자기 눈으로 남한의 발전상을 보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온다면 모두가 반길 일이다. 남북 정상이 자주 서울과 평양을 왕래하면 한반도 신뢰 구축과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 답방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핵 신고와 검증, 핵무기 조기 해체·반출 등 비핵화 조치들을 내놓지 못한 채 이벤트로 끝나면 서울 답방은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답방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전제될 때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답방에 앞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사전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

북한이 미·북 대화 국면에서도 여전히 장거리미사일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어제 CNN 보도에 따르면 북·중 국경지대인 양강도 김형직군 영저리 장거리미사일 기지에서 7마일(11㎞)쯤 떨어진 지점에서 새로운 지하시설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이전과 다른 활발한 활동이 포착됐다. 북한이 변한 게 없는데 우리만 김 위원장 답방에 매달려 호들갑을 떨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다.

미국 조야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위원은 “2차 정상회담의 목적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면 회담은 열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공조를 강조하는 우리 정부의 원칙도 이와 달라선 안 될 것이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보다 김 위원장 답방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나. 비핵화 빠진 김 위원장 답방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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