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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명 사상자 났는데…당일 열배관 점검선 '이상무'

입력 : 2018-12-06 19:26:57 수정 : 2018-12-06 22: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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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된 배관의 용접 부분 터져/경찰 규정 준수 여부 집중 조사/李 총리 “지하 매설 시설물 점검/위험 구간 관로 교체하라” 지시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고양시 백석역 열 배관 파열사고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노후 열 수송관 정밀 진단과 위험 구간 관로의 교체를 지시했다.
사고 현장 찾은 李총리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6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6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 구간인 열 수송관의 경우 난방수 유출, 지반 침하, 균열 등 10개 항목을 매일 한 차례 점검하게 돼 있다.

난방공사 측은 지난 4일 사고 발생 6시간여 전에 점검했지만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10월 점검에서 사고 구간 배관은 잔여 수명이 1년 이하인 ‘1등급’으로 분류됐지만 이후 2개월 동안 별다른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1년에 두 차례 동절기와 해빙기에 진행하는 열 화상 점검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5일 오전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사고 현장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전날 밤 발생한 이 사고로 주변 도로가 뜨거운 물바다로 변하면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고양=하상윤 기자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사고 지점에서 불과 수백m 거리의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서 지난해 2월 대규모 ‘땅 꺼짐 현상’이 있었다”며 “이는 해당 지역의 지하 수위와 지반형태 변경 등으로 생긴 현상으로 사고 위험성을 미리 경고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실 관계자는 “열 배관 설치의 잘못에 대해 2014년 국감에서 거론됐고 당시 감사원에서도 감사했던 사항이지만, 난방공사가 그 부분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지금까지 방치하다가 이런 사고가 발생한 만큼 인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이 의원은 열 배관의 기대수명이 40∼50년인데 수명이 20년도 더 남은 열 배관에서 사고가 잇따른 것은 애초 배관 설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도 지난 9월 지역난방공사의 열 배관 위험현황도 등급 산정과 유지보수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경찰은 27년 된 배관의 용접 부분이 터져 사고가 난 점을 확인했다. 해당 용접 작업은 배관을 깔았던 1991년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노후한 배수관을 규정에 맞게 보수, 검사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난방공사에 대한 압수 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사고 배관을 유지·보수·검사하는 하청업체 직원들도 수사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사고현장을 직접 방문해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이재준 고양시장으로부터 사고원인과 대책을 보고받은 뒤 “지역주민들께서 일말의 불안감도 갖지 않도록 신속하고 확실하게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송유관 등 각종 시설물의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국민께 안심을 드리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고양=송동근 기자, 박세준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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