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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충격적 결말은 父 유언서 얻은 답"

입력 : 2018-12-06 14:26:01 수정 : 2018-12-06 14: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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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장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인 황선미(사진) 작가 겸 교수가 이 동화의 결말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방송에서 공개했다. 

지난 5일 방송된 O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은 황 작가의 강연으로 꾸며졌다. 

앞서 그는 2000년 5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출간했다. 국내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세계 29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2011년에는 영화로 제작되어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가장 많은 22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중국으로도 수출돼 1000여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터키와 중동, 인도네시아, 포르투갈, 러시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잇따라 개봉했다. 


2000년 5월 처음 출간된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 표지(오른쪽 사진)과 2011년 영화로 제작된 '마당을 나온 암탉' 포스터.

책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닭 '잎싹'은 양계장 안에 갇혀 알만 낳는 난종용 암탉이다. 불임으로 폐계닭이 되자 양계장 마당에서 쫓겨나 뒷산의 폐계닭 웅덩이에 버려진다. 마당을 나온 잎싹은 자연에 서서히 적응해가다가 우연히 덤불 속에 버려진 예쁜 알을 보게 된다. 

잎싹은 알을 따뜻하게 감싸 부화시킨다. 알에서 태어난 아이는 오리 '초록이'였다. 알에서 나온 아기오리 초록과 암탉인 잎싹은 생태적 차이로 갈등을 겪지만 잎싹은 초록을 차마 저버리지 못하고 청둥오리로 성장시킨 뒤 떠나 보낸다. 이후 잎싹은 족제비와 그의 새끼들에게 잡아 먹히고 동화는 끝난다.


이날 방송에서 황 작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마지막 장면을 언급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충격적인 결말이라 논란이 불거진 대목이기도 하다.

잎싹이는 족제비 또한 새끼들을 먹여 살리려는 어미인 것을 알고 "나를 먹어. 네 아가들이 배고프지 않게···"라고 말하며 마지막을 맞았다. 

황 작가는 이와 관련해  "아동 문학 작품이었기 때문에 주인공이 죽는 것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하며 자신에게도 부담스러운 결론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언급하면서 "아버지가  '내가 죽으면 큰 솥을 빌려다가 밥 좀 많이 해서 지나가는 사람 아무라도 와서 밥을 한 끼 먹게 해달라'고 하셨다"며 "그때 처음으로 도대체 죽는다는 게 뭘까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결국 죽는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가자, 남은 자들에게 한끼 먹이라도 되주면 좋겠다, 그게 아버지의 유언과 함께 고민해서 얻은 답이었다"고 말해 다소 충격적이었던 동화의 결말을 설명했다. 

서울예술대 교수이기도 한 황 작가는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와 광주대 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구술아, 구술아'로 아동문학평론에서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 문학상을 각각 받으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 '까치우는 아침', '내 푸른 자전거', '여름 나무', '앵초의 노란 집' 등을 집필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10년 동안 작업한 첫 장편소설 '엑시트'를 출간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OtvN '어쩌다, 어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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