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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러 요구르트 도둑 잡으려 588달러 쓴 대만 경찰 [월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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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5 10:33:27 수정 : 2018-12-05 11: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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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검사 비용으로 사용 / 사회 자원 낭비 논란 대만에서 2달러짜리 요구르트를 훔쳐 먹은 범인을 찾기 위해 DNA검사 비용으로 600달러 가까이 사용돼 ‘사회 자원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대만 TVBS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에 벌어졌다. 장소는 대만에 있는 ‘중국문화대학’(Chinese Culture University)에 다니는 6명의 여학생들이 함께 사용하는 집이었다.

이 여학생들 중 한 명은 누군가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자기 요구르트 음료를 먹어버린 것을 발견했다. 2달러(약 2200원)도 채 안 되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참지 않았다. 쓰레기통에서 요구르트병을 꺼낸 뒤 동거하는 다른 여학생들에게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BBC 캡처
하지만 누구도 자백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피해자’는 포장 상자를 경찰에 가져가 공식 조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요구르트병이 너무 젖어서 지문을 얻을 수 없자 피해자는 동거하는 다른 학생들을 상대로 DNA테스트를 해 범인을 찾아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 요구도 수용해 5명의 ‘용의자’와 ‘피해자’ 여성에게 법 의학적 검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로 오라고 지시했다.

검사 결과 룸메이트 중 한 여성이 요구르트를 훔쳐 먹은 것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성은 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놓고 ‘범인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경찰’이라는 칭찬보다는 ‘과잉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DNA검사 비용 때문이다. 1명을 검사하는 데 든 비용은 98달러(약 10만9000원)로, 6명을 검사하는 데 모두 588달러가 들어갔다. 2달러도 채 안 되는 요구르트를 훔쳐 먹은 범인을 찾기 위한 비용으로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검사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됐다. 한 현지 주민은 이 사건에 대해 현지 언론에 “그것은 사회 자원의 낭비”라며 “내가 경찰이었다면 피해자에게 요구르트 한 병을 사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도 “이번 사건은 새를 쏘기 위해 대포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며 “그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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