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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특감반 비위 의혹…‘文 레임덕’ 주장 기폭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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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3 07:00:00 수정 : 2018-12-02 2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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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전문가 “검·경 움직임 주시하면 레임덕 판단 가능” “청와대발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루 전 청와대가 내부 비위로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의 특별감찰반(특감반) 직원 전원을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리얼미터 제공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이 야권에서 주장하는 ‘문재인 정권 레임덕’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레임덕 주장은 처음 제기된 지난달 중순만 해도 현 상황이 통상적인 레임덕 촉발 조건인 △임기 후반기 △친인척·측근 비리 △선거 패배 등에 맞지 않는다며 반사 이익을 노린 야권의 ‘프레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의혹은 정권의 도덕성에 직결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도덕적 우월성’을 정체성으로 삼은 문재인 정부에게는 여느 비위보다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학규의 ‘레임덕’…“박원순·이재명 vs 文정부 ‘파워게임’”

‘문재인 레임덕’을 처음 주장한 이 또한 손 대표이다. 손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질서를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는지가 의심스럽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50% 초반대로 떨어지고 집권여당 지지율이 떨어지니, 내분이 일거나 때로는 권위가 흔들리는 레임덕이 벌써 들어간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손 대표가 내세운 레임덕의 근거는 단순히 여권 지지율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탄력근로제 기간연장에 반대하는 한국노총 집회시위에 참석한 데 대해 “정부와 집권여당의 권위가 없어졌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경찰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로 지목하자 이 지사가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며 현 정부를 향해 칼을 꺼내 든 데 대해서도 “그 말 잘하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어떤 한 사람도 찍소리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과 이 지사가 현 정부와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래 권력’이 ‘현재 권력’에 제기한 파워게임이며, 두 잠룡의 이같은 도전을 현 정부의 힘이 약해졌다는 방증으로 본 것이다.

◆박지원의 ‘레임덕’…“이영자+호충선, 靑 기강 해이, 문준용 거론”

‘문재인 레임덕’ 주장은 ‘정치 9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에 의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를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에 이어 ‘호충선(호남·충청)’도 무너져 수도권으로 북상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저는 일찍부터 ‘레임덕은 세월이다. 대통령 형식적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 임기는 2년이다. 대통령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라고 했다. 지금 민주당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이런 현상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연합뉴스

당시 박 의원 발언의 바탕에는 청와대 내 잇단 ‘기강 해이’와 이 지사의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 거론이 깔렸다. 청와대 경호처 소속 5급 경호원이 시민 폭행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지 2주 만인 지난달 23일 청와대는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하루 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혀 “현직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둘 모두 손 대표의 레임덕 발언 이후 벌어진 일로, 박 의원의 레임덕 주장의 근거가 됐다.

◆조국의 ‘레임덕’…靑 쇄신 다짐→특감반 비위→‘조국 경질론’

“낮고 열린 자세로 경청 또 경청, 쇄신 또 쇄신, 그러나 원칙과 투지와 끈기를 상실하지 않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앞은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달 28일 오전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었다. 글과 함께 공유된 기사는 ‘2년 차 지지율 문 대통령이 가장 높은데…야당은 왜 레임덕 외치나’로, 야권발 레임덕 지적의 배경을 진단하고 “레임덕은 확대해석”이라는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을 담았다. 조 수석이 기사를 통해 일각의 레임덕 주장에 반박하면서도 심기일전의 자세로 청와대 쇄신을 다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 수석의 이같은 의지는 같은 날 오후 무색해졌다. 청와대 특감반 직원이 경찰에 특정 뇌물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사적으로 캐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청와대는 다음날 사상 초유의 ‘특감반원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특감반원들이 주중 근무시간에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청와대 공직기강이 뿌리부터 흔들렸다”는 비판과 함께 특감반 관리 책임이 있는 조 수석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9명이 낙마할 때마다 제기된 ‘조국 경질론’이 재점화한 것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북 캡처

특감반 비위 의혹은 야권의 ‘문재인 레임덕’ 주장에 불을 붙일 수 있을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아직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2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레임덕이냐 아니냐를 얘기할 때는 공권력이 권력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느냐를 봐야 한다”며 “아직 그러한 방향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경찰대 2기)이 경찰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뒤 청와대를 상대로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낸 이례적 상황에 대해서는 “한두 사람으로는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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