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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지속되는 이유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8-11-28 06:00:00 수정 : 2018-11-28 08: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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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궐련)를 피우다가 △KT&G '릴(lill)' △필립모리스 '아이코스(iQOS)' △BAT코리아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사람들은 건강상의 이유보다는 담배 냄새 주변 시선을 더 많이 고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연기와 냄새 문제가 덜한 궐련형 전자담배가 궐련의 대체재로 자리잡을 경우 금연정책에 상당한 장애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28일 금연정책포럼 최신호에 따르면, 국가금연지원센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0∼39세 남녀 32명을 대상으로 소집단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심층면접 대상은 담배 제조·유통, 의료, 언론, 마케팅 종사자 등을 제외한 궐련 흡연자,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 비흡연자로 구성됐다.

흡연자가 금연을 고려하게 되는 불편 요인은 크게 △건강문제 △담배 냄새 △가격 인상 △흡연환경 악화 등이다.

조사 결과 흡연자는 건강이나 가격 등 자신의 문제보다는 타인의 인식(냄새), 간접흡연 피해(연기)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금연을 시도하면서 대체재도 탐색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시도했다. 대체재 선택에는 지인들의 권유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처음 피울 때는 궐련과 액상형 전자담배의 중간 정도의 맛을 느끼지만, 반복 흡연을 거쳐 맛에 익숙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은 궐련보다는 적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민들 "궐련형 전자담배 긍정적…주변에 사용 권유할 의향 有"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연기와 냄새가 적거나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특성은 흡연자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고, 유해성분 감소 인식은 간접흡연 폐해에 대한 잠재적 위협까지 줄여주면서 이중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관련 대부분의 남성은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궐련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여성은 전자담배를 고수할 생각이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고도 흡연자가 많고 궐련형 전자담배 타격감(목넘김)에 대한 불만이 높지만, 여성은 냄새 제거로 인한 이익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최신연구 결과 발표회'에서 비교된 아이코스(오른쪽)와 일반담배(왼쪽)의 필터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수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의식이 급감한 가운데 일부 비흡연자는 주변에 흡연자에게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을 권유할 의향까지 보였다.

센터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보가 퍼지고 비흡연자의 호의적 태도가 지속되면 궐련형 전자담배를 궐련의 대체재로 선택하는 흡연자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정책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흡연자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널리 알려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한 일전 '후끈'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관련 연구결과와 해외 정책사례가 잇따르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담배규제 정책포럼에서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나오키 쿠누키타 박사는 "담배 배출물 분석결과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성분은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 중 한국 식약처가 타르로 통칭한 물질의 대부분이 의약품으로 쓰이는 등 인체에 무해한 습윤제 글리세롤이었다"고 말했다.

타르는 담배 연기를 구성하는 물질 중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로,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와 다름없는 양의 타르가 검출됐다며 "타르에 어떤 유해물질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유해성이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나오키 박사는 "타르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며 "한국 식약처 연구결과의 타르는 전통적 개념의 타르로,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인용한 스위스 베른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의 구조와 성분이 다른 만큼 그에 맞게 2단계에 걸친 배출물 수집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나오키 박사는 개선된 연구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은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대폭 줄었고 대신 글리세롤이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잠재적 효과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며 "이들 제품의 안전성과 위험성에 대해 개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2단계 수집법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시험 방법이 아니다"라며 "타르에서 일부 성분을 제외하는 것도 세계적으로 합의된 정의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 8차 당사국총회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하고,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판촉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결정문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 10%대 회복

지난달 급감했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담배 판매량은 2억8600만갑으로 올해 들어 월평균 수준에 가까웠다. 지난 7월까지 증가세를 지속하던 판매량은 8월 3억640만갑, 9월 2억9680만갑을 기록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담뱃세 인상 전인 2014년도 10월 대비해선 22.3%나 줄었다. 다만 1년 전 같은 기간(2억5050만갑)보다는 14.2% 늘었다.

이 중 궐련 판매량은 2억5620만갑이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2990만갑 팔렸다.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지난 7월 3140만갑으로 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9월 1720만갑으로 급감한 바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도 10%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10.4%를 기록했으며 올해 1~10월 누계 기준으로는 9.1%다. 2014년 5월 출시된 이후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던 점유율은 지난 9월 5.8%로 떨어진 후 2배 수준으로 회복됐다. 9월 점유율은 지난해 10월(5.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누계 기준으로 보면 올해 1~10월 누적 판매량은 28억9800만갑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2014년 같은 기간 대비해선 19.6% 줄었다.

KT&G는 '릴 하이브리드'를 28일 공식 출시했다. 이는 액상 카트리지가 추가돼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와 다르다.
사진=김경호 기자
이런 가운데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lil HYBRID)를 28일 대대적으로 출시했다.

KT&G는 지난 2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3회 연속 흡연 기능이 있는 새 제품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릴 하이브리드는 기기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해 사용한다는 점이 기존 전자담배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액상이 가열돼 발생하는 증기가 전용 스틱을 통과해 흡연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자담배보다 연무량은 늘고, 특유의 '찐 맛'은 줄어든다는 것이 KT&G의 설명이다. 릴 하이브리드는 전용 스틱을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돼 다른 스틱을 사용하면 작동하지 않는다.

KT&G 측은 "전용 스틱은 삽입되는 끝부분이 'Y자' 형태로 돼 있어 담배 찌꺼기가 빠지는 것을 차단한다"며 "기기 청소가 한결 더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릴 하이브리드와 믹스는 전용 매장 '릴 미니멀리움'에서 28일부터 구입할 수 있다.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등 전국 편의점 판매는 내년 1월 시작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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