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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시장 국제 입찰로 외국업체 장악 우려”[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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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23 20:29:47 수정 : 2018-11-23 20: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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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소재 글로벌강소기업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탄소섬유 프리프레그 개발 주목/한국기업·선진국 기술격차 3∼5년/일자리 창출 위해 국산 지원해야/
외국업체 설비·인력 비용 비싸/향후 로열티 지불 부메랑 될 수도/韓 자생력 키우게 규제 일몰제 필요
“정부가 최대 5년 정도 자생력을 갖출 시간을 주면 한국 풍력발전 업체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카본 서울지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국내 업체들이 아직 대형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상풍력단지 발전기의 기자재 공급업체 선정이 국내외 경쟁입찰로 진행되면 결국 외국계만 배불리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 국내 풍력발전 기업들은 3MW(메가와트)에서는 외국과 큰 기술 격차가 없다”며 “여기서 5MW와 10MW 등 대형화로 가야 하는데, 현재 3∼5년 정도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시 마포구 한국카본 서울지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 풍력발전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조 대표의 우려는 국내 최대인 100MW 규모로 추진 중인 제주 한림해상풍력 사업의 발전기 공급업체 입찰 방식을 겨냥한 것이다. 한림해상풍력 SPC(특수목적법인)는 8월 초 입찰 사전예고를 통해 국내외 국제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공고했다. SPC의 참여사별 주주비율을 보면 에너지공기업인 한국전력과 중부발전의 지분이 각각 29%, 22.9%로 가장 높다.

풍력업계에서는 유력 기자재로 거론되는 독일 지멘스 등의 8㎿급 외산 풍력터빈을 설치하면 국내에 8㎿급 터빈 설치를 위한 특수전문 크레인과 전문운용인력이 없는 만큼 해외 설치 장비와 운용인력을 값비싸게 가져와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정부가 연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데, 외국산은 해외에서 다 만들어서 들여오기 때문에 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외국계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 결국 나중에 비싼 로열티를 내는 종속관계로 전락할 것”이라며 “풍력산업계가 자생력을 갖는 데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부가 조사해서 ‘일몰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트라는 올해 초 ‘신재생에너지 분야 해외 진출 및 대외협력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풍력 프로젝트 입찰 시 국산 풍력터빈 우대와 한국산 부품 의무사용 비율 등을 통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외국산의 공습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의원(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기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받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제조국 현황에 따르면 국산 풍력설비 점유율이 2014년 100%에서 2018년 9월 30%로 하락했다. 반면 풍력설비 선진국 덴마크의 점유율이 2014년 0%에서 2018년 9월 4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스페인의 점유율도 0%에서 각각 15%, 10%로 늘었다.

‘탄소섬유 프리프레그(Prepreg)’ 개발로 30여년 간 복합소재 분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카본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풍력 날개)를 만드는 탄소섬유인 프리프레그 제품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 제품은 저온(80℃)에서 경화돼 개방된 공간의 대형 블레이드 성형에 알맞다. 지난해 풍력 블레이드 제조업체인 휴먼컴퍼지트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풍력발전기에 공급하기로 하며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한국에서 해상 풍력발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상은 육상과 달리 바람이 흔들리거나 하는 변화가 적고 대형화로 가기 때문에 비용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양광은 비용이 비싸고 땅도 많이 필요해 우리나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삼면이 바다인 입지를 감안하면 풍력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풍력발전 업계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국가와 기업 신인도가 높은 곳만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GE, 일본의 미쓰비시, 지멘스 등이 장악한 시장에 우리가 도전장을 제대로 낸 것인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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