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이렇게 산불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알았던 정보들과 다른 산불의 특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전했다.
우선 벌목이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된다는 상식에 대해 방송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불이 붙을 수 있는 ‘탈 것’이 완전히 없어지면 이론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일반적인 벌목의 경우 각종 가지 및 버려진 관목이 생겨 이들이 오히려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나뭇가지들은 점점 말라갈 수밖에 없어 화재의 원인이 되기 쉽다. 실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벌목 등 관리를 많이 한 지역일수록 대형 산불이 난 경우가 많았다.
또 대형 산불을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을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도 잘못됐다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캠프파이어와 같은 대형 산불은 위협적이지만 불이 붙지 않은 마감재로 지붕 및 외벽 공사를 실시하고 집 주변에 아무 것도 놓지 않는 ‘안전 지대’를 설치하는 등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아울러 대형 산불은 어쩔 수 없는 생겨나는 자연 현상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방송은 그 규모와 강도 면에서 최근 산불이 예전과 다른 경향을 띤다고 분석했다. 실제 비교적 시원하고 습기가 많은 시기라고 평가되는 1930~1980년대에는 산불이 적었지만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상 기후가 생겨나면서 산불 발생 횟수는 급증했다. 1978년 대비 2013년 기준 산불로 타버린 면적은 전 세계적으로 19% 가량 증가했다. 기후변화가 최초 발화가 많아지는 요인이 되지 않더라도 가뭄, 고온 현상, 강풍 등 기후변화가 산불 피해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잘못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캠프파이어와 같이 산불이 너무 빨리 번져 신속한 대피 만이 유일한 방법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BBC방송은 “앞으로는 (여러 국가들이 모여 있는) 중·고위도에서 더욱 산불이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어설픈 대책으로) 산불을 진압하는 데 실패한다면 산불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경구를 정책 입안자들이 더욱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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