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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비판 판사' 인사 불이익 검토한 문건 확보

입력 : 2018-11-19 23:30:08 수정 : 2018-11-19 23: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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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사진) 시절 법원행정처가 법원에 쓴소리를 한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정황이 포착됐다.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법원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인사 불이익이 없다고 밝혔으나 검찰 조사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19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을 통해 2015년 1월 작성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 축소·은폐의혹을 받는 박상옥 판사를 추천하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린 송모 부장판사의 인사평정 순위를 강등시켜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보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송 판사는 2015년 5월 박 전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의장 직권 상정으로 처리될 상황에 놓이자 전국 판사들의 임명 동의 설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송 판사는 2014년 8월에도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의 대법관 제청을 비판하는 등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과 각을 세운 대표적 법관이다.

결국 수원지법에서 근무 중이던 송 판사는 ‘지방-수도권-서울’순으로 이어지는 법원 인사 시스템상 서울에서 근무할 차례였지만 2015년 2월 정기인사 때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발령났다.

단독판사회의 의장이던 김모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사법행정에 부담을 줬다는 이유로 인사조치를 검토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부장판사는 사무분담 규정에 대해 투명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2014년 9월 단독판사회의에서 기존 사법행정에 반대하며 내부 지침 변경을 시도했다.

검찰은 이 문건이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작성돼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거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차례로 보고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자체 수사했던 대법원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5월 법관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박병대 전 대법관과 향후 양 전 대법원장의 소환조사에서 이와 관련된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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