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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분식회계 후폭풍… 국내 바이오산업 ‘휘청’

입력 : 2018-11-19 22:08:01 수정 : 2018-11-19 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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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무혐의’ 1년 반 만에 정반대 결론/업계 잇단 ‘정책리스크’에 위기감 고조/한국 경쟁력 세계 26위… 2년새 두계단 ↓/
UAE, 한국 추월… 중국·대만 턱밑 추격
삼성바이로직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 이후 바이오 산업계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재감리에서 1차 감리 때의 판단을 뒤집은 데 대해 산업계는 물론 해외투자자 등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바이오 산업계는 ‘정책 리스크’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이미 ‘무혐의’ 처리한 사안을 1년 반 만에 재감리를 벌여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제기된다. 앞서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초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한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삼바 상장 과정에서 특혜 의혹에 대해 무혐의 종결했다.

그러나 1년여 뒤 갑자기 결론이 바뀌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제리코캐피털자산운용 조시 레스닉 설립자 겸 파트너 매니저는 지난 5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규제기관이 지난 2016년 내린 결정을 철회하려는 행동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금융 규제기관이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결정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처음 본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용한 (회계) 방법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를 바탕으로 2016년 해당 기업의 기업공개를 승인했다. 금감원이 이미 끝난 일을 지금에 와서 되돌리려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는 금감원의 모호한 기준과 말 바꾸기, 정부의 갑작스런 ‘규제 철퇴’ 등 잇단 정책 리스크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도 바쁜 시간에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해 금감원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문제를 두고 어느 날 갑자기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밝혔다.

바이오사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정부가 돌연 규제 문제로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은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금융당국의 징계로 막 걸음마를 뗀 바이오산업에 치명상을 입힐 위기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월드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은 2016년보다 두 단계 떨어진 2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4위였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올해 두 단계 올라서 우리를 앞질렀고, 중국과 대만은 27위로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다. 업계는 속도 경쟁에 좌우되는 바이오가 지금과 같은 규제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에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 라고 지적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꼼짝없이 당할 정도면 다른 기업들은 오죽하겠냐는 공포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야성적인 투자’를 하라는 정부의 당부는 공허할 뿐이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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