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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쇼크에… 입시설명회 북새통

입력 : 2018-11-18 19:21:20 수정 : 2018-11-18 21: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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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전략 어떻게 짜나’ 한숨/ 수험생·학부모 2000여명 몰려/“결국 상대평가… 위축될 필요없어/ 자신에 유리한 전형 찾는게 관건” “국어영역이 어려웠어도 상대평가니까 너무 위축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18일 오후 2시쯤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 오바마홀에서 ‘2019 대입 정시 가채점 설명회’ 자리를 마련한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낯빛이 어두운 참석자들을 북돋우려 애썼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대부분 입시전문가의 입을 주시하며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국어영역을 중심으로 한 ‘불수능’의 여파인지 이날 열린 설명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2000명가량이 몰려 1000석 규모의 강당은 계단까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1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만난 참석자들은 수능이 어려웠던 탓에 정시 전략을 짜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성모(19)양은 “정시로 대학 갈 생각이었는데 수능을 평소보다 못 본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재수생 이모(19)군은 “1교시 국어영역을 치른 뒤 ‘망쳤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다음 시험들까지 망친 것 같다”며 “그래도 (국어 등 가채점 결과) 등급컷이 낮은 걸 보면 나만 어려웠던 건 아닌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만기 유웨이 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이 어려웠어도 결국은 상대평가이고, 변별력이 확보된 것이기 때문에 주눅 들 필요가 없다”며 “특히 상위권은 상당수가 수시로 빠지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지원 전략을 잘 세우면 원하는 대학·학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상대평가의 특성과 상관없이 이번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고자 했다”는 출제기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과 달리 교사들조차 시간에 쫓겨 풀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적절성 논란을 일으켰다.
전날 교육 관련 단체인 ‘프로젝트 위기’가 서울 송파중학교에서 연 ‘수능 풀어보기’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도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다. 대부분 ‘상위권 대학’ 등 서울지역 대학 재학생인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올해 수능 국어·수학·영어영역을 나눠 풀었다. 국어영역을 푼 5명의 평균점수는 67점(원점수 기준)으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예상 등급 커트라인의 4등급에 해당했다. 수학 ‘가’형을 푼 1명의 점수는 40점(6등급), ‘나’형을 푼 2명의 평균점수는 67.5점(4등급)이었다. 영어영역 응시생 4명의 평균점수는 73.25점(3등급)이었다.

올해 수능 1교시를 악몽으로 만든 국어영역 문제지를 푼 오모(24·국어교육 전공)씨는 “문제와 지문을 일부러 꼬아서 끼워 맞추는 느낌이 들었다”고, 배모(23·교육학 전공)씨는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다고 해서 수능을 제대로 풀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각각 지적했다. 외국대학에 다니는 김모(23)씨는 “영어영역을 풀어보니 영어 실력과 관계없이 짧은 시간에 (지문과 문제를)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인 시험 같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수능 창시자로 불리는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현행 수능은 언어·수리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벗어나 국어·수학시험을 누가 잘 보는지 가려 성적대로 줄 세우는 시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입시업계에 따르면 가채점 결과로 본 올해 수능만점자는 전체 응시생 52만7505명(3교시 영어영역 기준) 중 자연계열 4명(재학생 1명, 졸업생 3명) 정도로 추정됐다. 이번 수능 문제와 정답 등에 대한 이의신청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700건에 육박했다.

이강은·김주영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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