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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조사 아직인데… ‘이수역 폭행’ 여론전 치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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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8 18:56:13 수정 : 2018-11-18 23: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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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주장 여성 측 청원에 반발 / “진상 규명” 청원에… 13만명↑ 호응 / 정치인·래퍼들까지 장외 공방 가세 / “靑 청원 혐오 배출구 변질” 지적도

“아직 수사 결과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

자신이 ‘이수역 폭행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올린 사진들.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벌어진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이 그 실체가 드러나기 전부터 뜨거운 여론전에 휩싸였다. 폭행에 연루된 남성과 여성 일행을 각각 편 드는 청원이 잇따르는가 하면, 장외에선 정치인이나 가수 간 의견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혐오 배설의 도구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보면 최근 일주일 간 ‘이수역 폭행’이라는 검색어가 들어간 청원은 160여건에 달한다. 이 사건 관련 최초 청원인 ‘이수역 폭행사건’이란 제목의 글은 이날 오후 11시까지 참여인원이 35만여명으로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청원인은 남성들을 가해자로 단정짓고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의 ‘맞불청원’ 격인 ‘이수역 폭행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가해여성의 성추행과 모욕죄 처벌을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에는 지난 15일부터 이날 같은 시각까지 13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 글 작성자는 여성 측 주장을 조목 조목 반박하며 “잘못된 행동을 한 인물들의 엄정한 처벌을 요청하고자 이 글을 작성한다”고 말했다.

음악계에서는 이 사건을 놓고 래퍼들끼리 서로를 공격하는 ‘디스전’이 펼쳐졌다. 래퍼 산이는 사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한편, ‘페미니스트’라는 곡을 공개했다. 이에 래퍼 제리케이가 산이를 저격하는 ‘노 유 아 낫’이란 곡을 발표했고, 산이는 다시 ‘6.9㎝’라는 곡으로 응수했다. 6.9㎝는 영상 속 여성이 사용한, 남성 비하 표현이다.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오고 갔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함께 출연한 MBC라디오에서 각각 “(사건에 연루된) 여성들이 욕설을 했다고 해서 그렇게 (폭행을) 해도 상관 없다는 비판은 문제”, “(해당 여성이) 남성 성기 등을 포함한 욕설을 먼저 해서 갈등이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맞섰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4시쯤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A(21)씨 등 남성 3명과 B(23)씨 등 여성 2명이 서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연루된 이 모두를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당사자 간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지만, 당사자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청와대 청원과 각계의 논쟁이 이어지면서 이 사건은 성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여성 측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실 관계와 다른 내용이 상당수 담긴 글을 올려 여론전에 불을 붙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가리켜 “남성·여성이 서로에 대한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장(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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