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피겨 기대주 임은수, 시니어 그랑프리 동메달 /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메달 소식 / 쇼트서 세 차례 점프 실수로 6위 / 프리 개인 최고점 경신 3위 올라 / 한국 피겨 ‘제2의 부흥기’ 기대감 /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전망 밝혀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 피겨스케이팅 팬들은 겨울만 되면 주말 밤을 손꼽아 기다렸다. ‘피겨퀸’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쇼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 최종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만 2006, 2007, 2009년 세 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한국 피겨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김연아의 은퇴 이후 이런 즐거움은 사라졌다. 그의 뒤를 이을 세계 차세대 스타를 만들어내는 데에 실패하며 그랑프리 대회 메달 소식이 9년 동안 끊겼다. 겨울밤의 큰 즐거움 한 가지가 사라진 셈이다.

피겨팬들이 오랜만에 우리 선수의 메달 연기로 즐거운 겨울밤을 보냈다.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기대주 임은수(15·한강중)가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9년 만에 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임은수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5.57점, 예술점수(PCS) 62.34점으로 자신의 개인 최고점인 총점 127.91점을 받았다. 그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세 차례 점프에서 모두 실수를 범하면서 크게 흔들려 57.76점으로 6위에 머무른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나선 프리스케이팅에서 대약진하며 총점 185.67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자기토바(16·러시아·225.95점)와 소피아 사모두로바(16·러시아· 198.01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가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것은 2009년 김연아 이후 9년 만이다.
임은수가 18일 ISU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이날 임은수는 영화 ‘시카고’의 OST 음악에 맞춰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뛴 뒤 이어진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까지 또다시 클린으로 뛰며 팬들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그러나 연기 중반 콤비네이션 점프 부분에서 트리플 러츠 뒤에 붙는 점프 2개를 뛰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어진 더블 악셀 점프에서 나머지 2개인 더블 토르푸, 더블 루프 점프를 붙여 뛰는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넘기며 무난하게 연기를 마쳤다. 임은수가 올 시즌 처음 나선 시니어무대를 통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값진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피겨는 김연아의 은퇴 이후 긴 침체 끝에 새로운 부흥기를 맞게 됐다. 한국 피겨는 지난달 열린 그랑프리 2, 3차 대회에서는 차준환(17·휘문고)이 남자 싱글 사상 최초의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무엇보다 남녀 쌍두마차로 떠오른 두 선수가 모두 나이가 매우 어리다는 점이 기대감을 키운다. 임은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연소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선수이고, 차준환도 현재 남자 싱글에서 가장 어린 선수 중 하나다. 다음 올림픽까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4년 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노려볼 만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