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도 최대 명절인 ``디왈리`` 축하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일본의 보수 정권을 이끄는 아베 신조 총리는 그 누구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뉴욕의 트럼프 타워로 가장 먼저 달려간 지도자가 아베 총리였다.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결정을 내리고, 북한과 예상 밖의 교섭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관계에 긴장이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도 일본에 대한 위협을 매일같이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정책을 놓고 아베 총리의 강경 노선을 벗어나 문재인 대통령과 비슷하게 유연한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위크가 강조했다. 이 매체는 “진보 성향의 정치가인 문 대통령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과 새롭게 형성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
한국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강제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신일철주금 측에 피해자 1인당 1억원씩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는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한국 측에 제공된 유무상 경제 지원으로 해결된 사안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수차례에 걸쳐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난하고 있다.
`ABAC과의 대화`` 참석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길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새로운 데탕트를 모색하면서 남북한 긴장 완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에게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한다. 아베 총리는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납북자 문제 조기 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그러나 일본의 납북자 문제 제기는 군대 위안부 인권 유린 등 과거의 만행을 호도하려는 술책이라고 반발했다.
아베 총리는 김 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고 있기에 아베 총리도 그 대열에 합류하려 한다.
◆트럼프의 줄타기
트럼프 정부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문제에서 중립을 지키려는 태도를 보인다. 뉴스위크는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에 커다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한·일 간 갈등에 직접 개입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뉴스위크에 보낸 의견문을 통해 “미국은 오랫동안 관련국들이 모두 협력해서 민감한 과거사 문제에 치유, 화해,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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