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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논란은 'BDA'재판…"韓, '워싱턴'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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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7 12:03:59 수정 : 2018-11-17 17: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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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뉴욕타임즈(NYT)등이 제기한 북한 비밀 미사일 기지 가동 의혹이 과거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을 무산시켰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이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내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강경파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자칫 잘못하면 이러한 시각이 미국 내 주류 인식으로 확산될 수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단순히 ‘사실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응하지 않고 미국 조야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북 미사일 논란은 ‘BDA’와 같아…트럼프 ‘가짜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7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사실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유화책을 펼치려다 고립된) 부시 전 대통령과 비슷해져가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BDA 사태란 2005년 9.19 공동성명 직후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통치자금을 예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북한의 자금줄을 묶은사태를 의미한다. 북한은 재무부의 이 조치에 반발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후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이어져 동북아시아 정세가 냉각됐다. 당시부터 BDA의 이 조치를 두고 북한에 대한 조치를 주장하는 미국 강경파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북한 미사일 기지 보도에 대해 북한이 합의 위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했고, 청와대도 이미 한·미양국이 감시해 온 사안으로 북한이 약속을 깬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CSIS와 NYT의 보도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사에서 사용한 보고서에서 인용하는 사진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전 사진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현재 북한 모습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내 90%가 북한 불신…한국이 적극 설득해야”

문제는 이번 보도가 단순히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외교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던 민주당 관계자는 “NYT 보도는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워싱턴’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제외한 90%가 ‘북한은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것이 이번 보도로 연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등 조치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기류가 강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도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후 미국 내부적으로 북·미 협상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즉, 이번 중간선거가 미국 민주당의 하원 승리로 끝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흐름이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기류와 맞물리며 NYT 뉴스로 실현됐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 정부가 양측을 좀 더 설득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관계자는 “매우 구체적이고 중기적인 단계적 제안을 갖고 미국 조야와 북한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만들어 워싱턴과 평양을 둘다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내 반(反) 트럼프 세력들의 북한 핵 협상 반대 입장을 최대한 돌려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핵협상을 마무리 짓더라도, 미 의회 비준이 필요한데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 핵협상이 마무리된다는 보장도 없는 형국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계속 요구하고 북한이 이를 거부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트럼프 정부가 예의 ‘대북압박’ 기조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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