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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준 편지·선물마저 감독이 먼저 뜯어봤다”

입력 : 2018-11-15 21:33:57 수정 : 2018-11-15 21: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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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여자 컬링대표 ‘팀 킴’ 부당처우 거듭 호소 / “지도부, 선수들 성장 바라지 않아 / 국제대회 상금도 훈련비로 사용” / 공개 기자회견 갖고 추가사례 폭로 / 장반석 감독 해명 정면으로 반박 / 체육회, 19일부터 특정감사 돌입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올림픽 무대에서도 떨지 않았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넓적한 돌인 ‘스톤’ 대신 칼자루 같은 마이크를 쥔 목소리가 흐느꼈다. 전 컬링 국가대표 ‘팀 킴(경북체육회)’이 지도부의 부당 처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팀 킴 선수들은 감독단 일가의 지나친 통제로 올림픽 이후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북체육회 컬링팀 지도부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사이, 김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안경 선배’ 김은정은 “우리도 예전에는 그들(지도부)의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지나오면서 답을 찾았다. 그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원하는 정도만 크면 그 이후에는 방해를 한다”고 호소했다.
전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왼쪽부터)가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이 지도부에게 받은 부당 처우를 폭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팀 킴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김 전 부회장의 폭언과 욕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금 분배,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뒤 진행된 팀 분열 시도 등에 시달렸다. 이는 앞서 팀 킴이 대한체육회에 보낸 호소문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장 감독은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팀 킴은 재반박을 하며 추가 사례까지 제시했다.

이들은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선영은 “감독이 먼저 편지와 내용물을 보고 우리에게 전달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정도 “감독단은 우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올림픽 때는 김 감독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본인과 김경두 교수만 언급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팀 킴은 또한 2015∼2017년까지 국제대회서 받은 1억원의 상금이 지도부의 강요로 훈련비로 쓰였다며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경북체육회 소속이던 피터 갤런트(캐나다) 코치도 팀 킴을 지원 사격했다. 갤런트 코치는 2016년 1월 팀 킴에 합류했다가 평창올림픽 직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이날 팀 킴이 공개한 입장문에서 갤런트 코치는 “외국인 코치라는 이유로 개·폐회식 퍼레이드를 할 수 없었다. 김민정 감독이 혼자서 팀 연습을 지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했다. 또한 김 감독은 연습시간의 10%만 링크에 나올 정도로 불성실했다”고 전했다.

파국으로 치닫는 팀 킴의 말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게 컬링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일례로 컬링계 ‘대부’로 통하는 김 전 부회장은 지난 8월 컬링연맹 관리위원회로부터 1년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경북컬링협회장 직위 해제가 된 상태다. 그러나 선수들의 훈련장인 경북 컬링훈련원컬링장의 출입 열쇠는 여전히 김 전 부회장이 소지하고 있고, 의성군의 열쇠 반납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는 컬링협회를 사유화하고 훈련 명목으로 선수들을 통제한다는 의혹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장 감독은 본지 통화에서 “컬링장 등기는 의성군이지만, 경북컬링협회에 운영권이 있다. 아파트를 의성군이 가지고 있는데 전세 사는 사람에게 집주인이 열쇠를 달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팀 킴 사태와 관련해 오는 19일부터 특정감사에 돌입한다. “감사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는 팀 킴의 바람이 어떤 파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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