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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식당에도 '소확행' 바람이 분다

입력 : 2018-11-15 15:09:36 수정 : 2018-11-15 15: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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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5000원이면 웬만한 외식 부럽지 않아요"

구글이나 애플 등 실리콘벨리 내 IT기업들이 자랑하는 직원 복지혜택 중 하나가 사내식당이다. 마치 호텔 뷔페식당에 온 듯한 풍경은 SNS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구글 본사에는 메인 카페테리아를 비롯해 건물 곳곳에 카페가 설치돼 있다. 사내식당에는 100여 가지에 이르는 메뉴와 함께 채식주의자를 위한 코너까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또, 건물 밖에서도 별미를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도 자랑거리다. 구글이 이렇게까지 직원들을 위해 힘을 쏟는 이유는 ‘즐거운 한 끼’가 업무 생산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방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어떨까? 대체로 사내식당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 이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식단가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사내식당의 평균 가격은 약 3800원 선이다. 사내식당에서 식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60~7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 2300원으로 적게는 3찬 많게는 5찬의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나름대로 구색을 맞춘다고 해도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외식 메뉴에 길들여진 이용객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싼 맛에 허기를 채우는 곳이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내식당에 대한 불만의 원인은 변함없는 식재료비 때문

실제로 사내식당의 식재료비 인상율은 지난 2011년과 비교했을 때 약 6 %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0.2% 오른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는 회사 인근에서 점심으로 많이 찾는 대표 외식 메뉴의 가격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은 지난 2014년 7864원에서 4년 만에 8769원으로 1000원 가까이 올랐다. 김치찌개 백반과 비빔밥도 올해 기준으로 평균 가격이 각각 6000원, 8385원으로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직원식당 단가는 김치찌개 백반의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식당과 달리 직원들이 매일같이 찾는 사내식당은 질리지 않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야 하는데, 현재 가격 수준으로는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한 단체급식 전문기업 관계자는 "반찬 수가 적다거나 맛이 없다는 임직원들의 불만을 접하게 될 때마다 죄송스러운 생각이 든다”며 “식재료비가 500원에서 1000원까지만 높아져도 제공할 수 있는 메뉴는 100여 개에 달하는 만큼,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급식 퀄리티 향상=직원 복지혜택'으로 인식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기업, IT,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중심으로 구글이나 애플의 사내식당에 버금가는 식단을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한 끼의 즐거움을 SNS를 통해 자랑하는 일도 다반사.

현실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한끼를 즐기기 위해서는 식단가가 5천원 이상은 돼야 가능하다. 사내식당에서는 이 정도 가격으로 4~5가지 샐러드와 함께 돈가스, 직화찌개 등의 메인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컵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주스, 조각 과일 등의 디저트 제공도 가능하다.

최근 문을 연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의 사내식당은 유명 IT기업 못지않은 메뉴나 시설 등이 호평 받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린테리아 셀렉션’이라는 이름의 뷔페형 급식 시설은 CJ제일제당센터에 입주한 CJ 임직원들을 위한 사내식당이다. 이곳에서는 5~6가지 샐러드 메뉴와 함께 3가지 코스의 메인 메뉴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사내식당에 외식형 메뉴 선택의 특성을 접목해 직원들의 선택권을 한층 강화한 것.

여기에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웬만한 호텔 레스토랑보다 수준이 높아 이용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그린테리아 셀렉션 개점 100일에 앞서 시행한 임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는 이용 편의, 메뉴 개선 분야가 5점 만점에서 4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임직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일반 회사에서 직원 식당을 운영하는 전문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저렴한 가격에서 메뉴 고급화로 옮겨가고 있다”며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먹는 것이야말로 피부로 느끼는 최고의 복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체급식 IoT 접목• 라이프스타일 반영

고객들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지면서 단체급식 업계는 이제 외식업계 못지않게 대중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영양소의 균형을 이룬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건강‘이나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 등을 중시하는 트렌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14년부터 500칼로리 이하, 나트륨 3그램 이내의 건강 도시락인 '프레시 박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각종 생활습관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 메뉴를 출시해 고객사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올해부터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과 안정을 찾는 직장인들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메뉴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행복한 수요일' 식단을 통해 매주 한 차례씩 건강한, 맛있는, 특별한, 새로운 등 4가지 테마로 건강식 및 신메뉴와 함께 제철 음식 등을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테리아 셀렉션’에는 단체 급식장에서는 처음으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무선 인식)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 단말기 기반의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의 결제 과정을 없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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