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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폭행' 진실 공방…쌍방폭행 vs 허위사실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8-11-15 06:00:00 수정 : 2018-11-15 14: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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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폭행' 사건 영상에는 남녀 일행이 서로를 향해 거칠게 설전을 주고받는 장면이 담겼다. 양측은 현재 상대가 일방적으로 시비를 걸어왔고, 억울하게 맞았다고 주장해 경찰은 양측을 폭행 혐의로 각각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화장을 안 하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남녀 무리간 쌍방폭행 가능성도 있어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초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여성 일행이 먼저 남성들을 비하하는 등 욕을 하며 시비를 걸었다는 주장도 나와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도와주세요.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 따르면 이번 사건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맥주집에서 술을 마시던 2명의 여성에게 남성 무리들이 시비를 걸면서 시작됐다.

당시 남성 무리는 아무 이유없이 여성들을 비웃듯 쳐다보면서 비난 섞인 조롱을 날렸다.

남성 무리는 "저런 것들도 사람이냐, 사람 같지도 않다",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라고 저격하면서 인신공격을 했다.

심지어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면서 여성을 향한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후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져 과격해진 남성들이 여성을 격렬하게 밀치고 발로 차며 폭행했다.

폭행 당한 여성은 계단에 머리 뒷부분을 부딪쳐 피범벅이 된 채 겨우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성은 "뼈가 거의 다 보일 정도로 뒤통수가 깊이 패였다"며 "어지럼증과 두통, 속 쓰림, 울렁거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잘 알기에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역 폭행 사건' 놓고 양측 주장 극명하게 엇갈려…경찰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14일 '이수역 폭행 사건' 국민청원이 올라와 15일 0시30분 현재 24만여 명이 서명했다. 단 하루만에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특정 청원에 동의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청원인은 "가해자의 신원을 밝혀주고,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죄에 맡는 처벌을 부탁한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또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놓고 진술하도록 했다며 "가해자가 진술 도중 피해자를 위협하도록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경찰 조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단 좀 더 조사를 진행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억울한 점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여성들의 처벌을 주장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한 청원인은 "아직 사건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커뮤니티에 글 올려 여론 형성했다"며 "증인들 말 들어보면 그 여자가 먼저 ‘한남충’ 어떻고 하면서 시비 걸었다. 여성 커뮤니티에 올려 경찰 수사에 지장 초래하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한 죄로 (해당 여성을) 강력 처벌 부탁드린다"고 썼다.

또다른 청원인은 "여성들이 피해자인양 청원게시판에 피해자 코스프레해 국민들을 혼란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선 1차 조사에서 폭행 상황을 두고 양측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사건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측이 각자 피해사실을 주장하고, 사진 등 증거도 제출하고 있어 일단 쌍방폭행으로 남성 3명, 여성 2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쌍방폭행의 경우 시간상 나중에 일어난 폭행에 대해서는 위법성 조각사유(정당방위)에 대해 판단한다"면서 "각각 제출한 증거자료와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입건된 이들은 이날 임의동행 형태로 경찰서에 진술서를 제출한 뒤 귀가한 상태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다시 소환해 자세한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사회 부적응자 분노 표출, 증오 감정 결합…'묻지마 범죄'로 이어져

앞서 지난달 4일 경남 거제시에서 2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50대 여성을 아무 이유도 없이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바라본다.

우선 '낙오자' 혹은 '외톨이'의 분노 표출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마음 속에 담아둔 화를 어떤 상황에서 특정 개인, 특히 약자를 향한 폭력으로 분출시킨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혐오다. 이런 종류의 폭력이 대개 불특정 다수를 향해서가 아니라 명백히 자신보다 약한 여성 혹은 노인을 주로 겨냥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증오 감정이 결합해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2012년 여의도 흉기 난동 사건 △2014년 울산 버스정류장 살인 사건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 △지난 7월 고속버스 흉기 난동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묻지마 범죄'는 대부분 사회 부적응자가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범행 동기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조울증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았던 이들도 있지만, 외톨이였고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은 똑같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사회에서 느낀 상대적인 박탈감 등 각종 분노를 적절한 방식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마음 속에 쌓아두게 되는데, 이 스트레스가 특정 순간 일거에 폭발하면서 극단적 폭력을 쓰게 된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범죄를 갈수록 경쟁과 갈등이 심화하는 현대 사회의 그늘로 보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낙오되거나 살아남지 못한 이들이 보일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이 '묻지마 범죄'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런 행태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자신보다 신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대를 고르고,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의 하의를 벗겨 또 다른 모욕을 줬다는 건 이번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혐 논란을 불러온 강남역 살인 사건도 이번 거제 사건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사건에서도 피의자는 힘으로 쉽게 제압이 가능한 여성을 범행 상대로 택했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항상 나를 무시했다"고 진술했다.

◆워마드 "'논산 여교사 논란' 남고생들이 먼저 꼬리 친 것"

한편 '논산 여교사 논란'에 대해 여성 우월주의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가 여교사에 대한 편향 보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워마드의 한 이용자는 "지금 논산 교사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역겹다"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남고생과 교사의 불륜을 알게 된 다른 남고생이 교사를 협박해 강간했다는 것"이라며 "이 남고생은 그대로 남대생이 됐다. 여교사만 조명하고 도마 위에 올려놓고 물어뜯는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워마드 사용자들은 "교사가 무슨 잘못이냐", "남고생들이 먼저 꼬리 친 것 아니냐", "또 여자 죽이기만 계속된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논산 여교사' 사건은 기간제 교사 A씨의 남편이 "아내가 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다"며 관리 책임을 묻는 내용증명을 학교에 보내면서 알려졌다.

그는 아내 A씨가 고등학교 3학년인 B군과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B군의 친구 C군이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B군과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부인했고, ‘학교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A씨는 남편과 지난 8월 이혼했다. B군은 지난해 학교를 자퇴했고, C군은 올해 대학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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