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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물? 보물… 더 치열했던 노장의 가을

입력 : 2018-11-14 21:35:53 수정 : 2018-11-15 0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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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절대 1강’ 전북의 이동국 / 필드플레이어 최다 502경기 출장 / KS 우승 SK ‘짐승’ 외야수 김강민 / PO 고비마다 한방… MVP 선정 / V리그 선두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 / 정교한 볼 배급 2연패 선봉에 서 올해 가장 뜨거웠던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는 제이미 로맥(34·SK)이다. 올 시즌 43홈런을 폭발시키며 ‘로맥아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한국전쟁에서 유엔군 사령관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의 이름을 딴 것이다.

SK가 한국시리즈(KS) 챔피언 자리를 8년 만에 탈환한 데도 적시에 터진 로맥의 ‘대포’가 매서웠다. 인천과 잠실을 가리지 않고 ‘로맥아더’가 메아리쳤다. 그런데 실제 맥아더 장군이 퇴역식에서 남긴 말이 의미심장하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포스트시즌의 키워드였던 ‘로맥아더’ 열풍은 베테랑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전조가 아니었을까. 프로스포츠계를 휘어잡은 ‘노병’들의 활약도를 들여다본다.
프로축구 전북 이동국

◆편법 없는 502개 발자국…전설이 된 사자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의 상위권 경쟁은 초반부터 치고 나온 ‘절대 1강’ 전북 현대가 지난 10월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하며 싱겁게 끝났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요약되는 전북은 36경기에서 73득점을 꽂아 넣으며 경기당 최소 2골 이상을 보장했다. 화끈한 경기력엔 ‘라이온 킹’ 이동국(39)의 스트라이커 본능이 한몫했다.

팀은 물론이고 올 시즌 토종 공격수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13골)을 넣은 선수가 이동국이다. 시즌 초만 해도 그의 노쇠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았다. 그러나 선발과 교체출전을 오가며 팀 경기 대부분에 나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지난 10일에는 제주와의 경기에서 K리그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502경기)을 경신했고, 구단과의 1년 재계약도 임박했다.
프로야구 SK 김강민

◆퇴물 소리 듣고도, 다시 돌아온 짐승

트레이 힐만 감독의 ‘고별전’인 KS를 행복하게 마무리한 SK도 최대 고비가 있었다. 바로 ‘홈런 군단’ SK에 똑같이 홈런으로 맞불을 놓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PO). 5차전까지 갔던 끝장 승부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는 ‘짐승’ 외야수 김강민(36)이다. 그는 시리즈 타율 0.429(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으로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운명의 5차전에서도 9-10으로 뒤진 10회 말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드라마를 제대로 썼다.

외야 중원에서 안타성 타구를 ‘짐승’처럼 악착같이 잡아내는 김강민은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 왕조’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부진의 여파로 올 시즌 백업 신세가 됐다. 타격감을 좀처럼 되찾지 못해 “짐승에서 가축이 됐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들었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해낸 뒤 “내가 올가을의 미친 선수”라며 활짝 웃었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한선수

◆2연패 도전의 중심엔 ‘선수’가 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초반 선두를 질주하는 대한항공(6승2패·승점18)은 세터 한선수(33)의 분전이 빛난다. 템포가 빠르지만 정교함까지 갖춘 팀 공격은 한선수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그는 경기당 세트 10.93개(2위)로 녹슬지 않은 경기 운용 능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챔프전 우승을 거머쥘 때도 몸을 날리는 수비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투혼이 선수단에 자극을 줬다. 국가대표 세터이자 12년차 V리그 터줏대감인 한선수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좋은 세터가 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아직 보여줄 게 많음을 강조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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