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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두 번째 인간’ 로봇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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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14 23:02:12 수정 : 2018-11-14 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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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주도 / 단순 움직임 넘어 사람과 교감 / 타인에 의존 않는 개인화 촉진 / 고령화 사회 반려자 역할 기대 4차 산업혁명의 단골 메뉴로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은 제조업에서 널리 사용돼 왔던 운송·조립 등을 넘어서 일상생활과 밀접해지고 인간과 교감하고 있는데,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지능을 갖추고 진화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 더포스컨설팅 자문위원

이와 관련해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로봇을 평가하는 순위를 매주 발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로봇은 ‘큐티로봇’이다. 큐티로봇은 작년 룩셈부르크 대학 산하 럭스AI연구소에서 개발한 것으로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의 일종이다. 큐티로봇은 아이 교육이나 자폐증과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준다. 이 로봇은 귀엽고 친근한 얼굴을 한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가졌는데, 아이나 환자가 표현하는 반응을 통해 교감을 나누며 치료사와 환자의 가교 역할을 해 교육을 하고 치료를 도와준다. 이와 달리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로봇은 일본에서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로봇 ‘텔레노이드’이다. 텔레노이드는 손과 발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휴머노이드에 비해, 손과 발의 움직임은 없지만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아이와 대화하듯이 하고 피부센서에 접촉하며 느끼는 교감을 말로 표현하는 로봇이다. 이렇듯 손과 발의 움직임을 인간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 모터와 기계를 사용하는 대신 피부 같은 재질의 재료를 사용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또한 온도와 전압 차에 의해 움직이는 재료를 사용하는데 그 재료에 감각까지 곁들여 사람과 교감을 가능케 하는 연구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오사카대와 교토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개인 비서용 ‘에리카’도 시선을 끌고 있다. 에리카는 로봇에 욕망과 의지를 불어넣음으로써 인정을 받도록 하는 것으로 표정이나 눈짓이 놀랄 만큼 사람과 흡사하다.

반면 휴먼 로봇과 달리 다리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는 로봇은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사가 2015년 2월에 공개한 네 발 달린 ‘빅독’이다. 이 로봇은 사람이나 동물보다 더 자연스럽고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위험지역탐사와 군사용까지 광범위한 응용을 목표로 한 것이다. 한편 2005년 카이스트(KAIST)와 데이비드 핸슨 박사가 개발한 ‘휴보’는 팔과 다리운동, 그리고 표정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묘사하고자 했는데 아인슈타인의 얼굴을 정교하게 흉내 내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장난감 회사인 레고와 소니는 아이들이 조립하고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로봇 ‘키트’를 선보여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1인 1로봇 시대를 열 수 있을까.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PC나 스마트폰의 경우 새로운 기술로 자리 잡기 위해서 연 1억개의 시장이 형성되고, 개당 가격이 1000달러 이하여야 했다. 이 정도 조건이 형성돼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지갑을 연다.

그러면 로봇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로봇은 인간의 생활과 인간성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중 로봇이 불러올 가장 큰 변화는 급격히 인간의 개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의 변화를 들 수 있다. 1인용 주거문화 증가, 반려동물 증가, 1인용 식재료 시장 증가가 이미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요인으로 고령화를 들 수 있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인해 노인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것이다. 가족이 더 이상 노후에 위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은 사람의 충실한 반려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로봇 시장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로봇은 과거의 로봇과 다르다. 지금 로봇은 사람과 더욱 밀착하면서 개인화하고 있다. 향후 로봇은 대화 상대가 되고 집 관리를 하며 지능이 발전해 사람과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사랑도 나눌 수 있는 로봇도 개발돼 확산할 것이다. 이제는 로봇이라는 말 대신 ‘두 번째 인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 더포스컨설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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