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형사처벌 가혹" vs "반성커녕 발뺌만"… 쌍둥이 둘러싼 논란

입력 : 2018-11-13 10:50:42 수정 : 2018-11-13 11:30: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 사태’와 관련 13일 백성문 변호사는 “아버지가 정답을 알려줬어도 쌍둥이들이 전부 베낀 것은 잘못”이라며 “반성은 커녕 발뺌만 하는 상황에서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으므로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영희 변호사는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시험지 유출에 개입한 증거가 없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으므로 형사처벌은 가혹하다”고 맞섰다.

◆백성문 “아버지가 정답 줬다고 꼭 베꼈어야...? 나쁜 선례 남길 수 있어 처벌”

백성문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아이들(쌍둥이 딸들) 그렇게 어리지 않다. 형사 미성년자인 13세 이상에서도 몇 살 더 많은 정도의 나이(17세)다”며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가? 공정성이다. 아이들이 아버지가 예를 들어서 정답을 가져다주면 그걸 전 과목을 그것도 하나도 안 빼고 다 베껴서 전교 1등을 해야 할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 아이들에게도 물론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건 저도 인정한다”면서도 “만약에 처벌하지 않는다면 ‘어, 걸려도 그렇게 크게 문제가 안 되나 보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 변호사는 “물론 이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는 저도 가슴이 아픈 부분이 있습니다마는 반드시 처벌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이들, 반성은커녕 발뺌만 하고 있다”

백 변호사는 또 “지금 현재 이 아이들의 태도는 어떤가? 전면 부인이다. 반성이 아니다”며 “지금 이렇게 사태가 엄중하고 이 정도의 명백한 증거들이 나오는 상황이라면 본인들이 지금에서라도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반성하고 그렇게 해서 나중에 무언가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줘야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지만 쌍둥이들은) 지금 현재까지도 ‘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 잘 봤어요’ ‘(휴대폰 메모에 있던 주관식 정답도) 그거 갑자기 떠올라서 쓴 거예요’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형사처벌까지 면제를 해 준다? 그게 과연 합리적인 사회인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전임 교무부장.연합뉴스
◆노영희 “이런 입시 상황에 시험지 안 볼 사람 어딨겠는가... 형사처벌 가혹”

노 변호사는 이날 백 변호사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이렇게 입시가 복잡한 상황에서 혹시 누가 나한테 정답이라고 가르쳐주고 그러면 나는 정말 그걸 안 할 가능성이 있겠느냐”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이들의 기대 가능성이 썩 많지는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형사처벌보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혼나고 있으니까”라며 “꼭 형사처벌까지 해야 되겠느냐. 이런 생각”이라 했다.

노 변호사는 “시험지 유출 방법이 특정되지 않았고 정황만 있는 상태”라며 “아빠가 시험지를 만약에 가져온 게 맞다면 아빠는 가져왔겠지만 딸들이 같이 가서 가져오지는 않았을 것” 이라 말했다.

그는 “우리 판례도 그런 게 있다.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시험지 유출이 예전부터 있었다, 그때도 아이들을 기소를 한번 했었다, 업무 방해로 검사가”라며 “그랬더니 판사님이 아이들이 우리나라 같은 입시 상황에서 정답을 보고서도 쓰지 않으리라고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무죄가 나왔었다”고 1960년대 판례를 전했다.

노 변호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아이들을 업무 방해로 처벌하지 않는다. 아예 기소를 안 한다는 거다”며 “형사처벌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이미 이 아이들은 망가졌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제대로 살겠는가. 그리고 또 애들이 정신적 스트레스, 트라우마가 너무 심할 것이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방해죄 5년 이하의 징역이기 때문에 애들은 해 봤자 집행유예가 나오거나 이럴 수밖에 없는데, 벌금 나오거나”라며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자백하고 반성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사회가 주는 교훈을 아이들이 받을 수 있게끔 해야 하고, 이번 사태로 학종 불신이 확대되지 않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경찰 “쌍둥이 아버지인 전임 교무부장, 5차례 문제 유출 정황”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정기고사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 H(53)씨와 두 딸이 ‘5차례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정답을 메모해 둔 암기장, 문제를 풀지 않은 시험 문제지, 휴대전화에 메모된 영어 정답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숙명여고 측은 두 딸이 자퇴를 신청했지만 성적 0점 처리와 퇴학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A씨와 두 딸은 여전히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경찰 수사에 대해 ‘미온적 처분’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