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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佛서 묘지참배 취소 뒷말…마크롱과 브로맨스도 '위태'?

입력 : 2018-11-11 11:10:40 수정 : 2018-11-11 11: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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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후폭풍 '심기불편' 여파?…'유럽독자군' 미·불 정상 충돌 일단 '휴전'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군 묘지 참배 일정을 돌연 취소, 뒷말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럽 독자군(軍) 창설' 구상에 대해 "아주 모욕적"이라고 일격을 가한 '작심 트윗'으로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이 흐른 가운데 미·불 정상 간 '브로맨스'가 좌초 위기를 맞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과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경질 및 '충성파' 대행 기용 논란, CNN 기자 짐 아코스타와의 '정면충돌' 등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며칠간 겪은 11·6 중간선거 후폭풍으로 인해 '저기압' 내지 '심기 불편' 상태가 되면서 그 심리적 여파가 '외교무대'에까지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일찍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악천후 탓에 1차 세계대전 당시 '해병대의 전설'로 불린 벨로 숲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이 묻힌 엔 마른 미군 묘지 참배 일정을 취소키로 했다고 공지했다.
이 미군 묘지 및 기념비는 파리에서 50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참배 행사에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이 대신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의식들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수도까지 3천800 마일을 날아왔지만, 공식 일정 첫날(10일) 비가 내렸으며 백악관은 이에 미군 묘지 참배 일정을 취소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왜 참석할 수 없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일정 취소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크롱 대통령 등 다른 나라의 정상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파리 외곽의 여러 장소에서 전사자 추모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비를 이루면서 해외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 '내키지 않아서 참배 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고 WP는 전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데이비드 프럼은 트위터에 "대통령이 이처럼 중요한 기념일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까지 와놓고서 100년 전 오늘 이뤄진 승리가 있기까지 프랑스에서 목숨을 바친 미국 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보다는 호텔 방에 머물면서 TV나 보고 있다는 건 믿기 힘든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WP는 "워싱턴에서 여러 정치적 문제들에 대해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온 트럼프 대통령은 뒤숭숭하고 집중을 하지 못하는 듯 했다"며 "몸은 프랑스에 있었지만,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듯 열의가 없어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양국간 긴장을 잠재우기 위해 시도하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뚱하고 가라앉은 듯한 표정이었다고 WP는 전했다.

그동안 각별한 '브로맨스'를 과시해온 미·불 정상 간의 '이상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도착 때부터 감지된 상황이었다. "진정한 유럽의 군대가 필요하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독자군 창설 주장에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매우 모욕적"이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비부터 증액하라는 '분노의 트윗'을 날리면서다.

이날 양자 회담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나토 분담금 지출 확대에 의견을 같이하며 자신의 독자군 창설 주장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봉합에 나섰다. 이 때문에 유럽 안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듯한기미를 보였다.

외신들은 "일단 휴전(Truce)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친근감의 표시로 트럼프 대통령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한 채 화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두 정상이 과거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스킨십'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과시해온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장면이라는 것이다.

WP는 "위태로워진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계속 갈 수 있을지 모두 그 관계의 앞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해 5월 벨기에 브뤼셀 주재 미국대사관에서의 첫 만남 당시 6초간 악수하는 동안 이를 악문 채 손가락 관절 마디가 핏기없이 변할 때까지 강하게 서로 손을 움켜쥐고 아래위로 흔들어대는 '마초 악수'로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에는 29초간 '마라톤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두 정상은 마크롱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비즈(가볍게 포옹하며 양 볼에 번갈아 키스하는 프랑스식 인사법)'로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마크롱 대통령의 옷깃에 떨어진 비듬을 직접 손가락으로 쓸어내렸고,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윙크를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그의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파리 개선문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곧이어 파리 시내에서 마크롱 대통령 주최로 열리는 파리평화포럼에는 불참한 채 귀국길에 오른다.

이 행사는 개방과 다원주의, 관용, 민주주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기후 변화 등 국제적 공동과제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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