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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제록스, 내년 3월 인천공장 폐쇄…"갑자기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입력 : 2018-11-11 08:00:00 수정 : 2018-11-09 17: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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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제록스 본사가 내년 3월31일 한국 후지제록스 인천공장 폐쇄를 최근 결정하면서, 자기 집처럼 여기며 오랫동안 근무해온 한국인 직원 수백명이 갈 곳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사 구조개혁 차원에서 인천공장 폐쇄가 결정됐다며 한국 후지제록스는 일부 직원이 회사에 남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며, 이직 등의 영향이 있는 직원에게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사태가 순조롭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베트남 등에 생산공장을 둔 후지제록스는 일본의 후지필름과 미국의 제록스가 1962년 합작 설립한 다국적 기업이며, 후지필름과 함께 일본 후지필름홀딩스 아래에 속해 있다. 한국 지사 격인 한국 후지제록스는 경영 전반에서 일본 후지제록스 본사의 결정을 따른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한국 후지제록스 인천공장. 건물에 내년 3월31일로 예정된 인천공장 폐쇄를 반대한다는 걸개가 걸려 있다.


내년 3월31일을 끝으로 인천공장이 문을 닫는다는 최초 보도가 나온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상황은 아직 변한 게 없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직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 후지제록스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A씨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갑작스러운 발표에 다들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폐쇄 결정 후 발표한 ‘결사반대 호소문’에서 “올 초 노사 간의 자체적인 조직 슬림화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차기에는 ‘구조조정은 없다’는 확약을 받았음에도 지금의 사태가 발생해 회사를 믿을 수 없다”며 분노했다.

A씨는 “일본 후지제록스 임원회의에서 (폐쇄) 결정이 나고 10월2일 우리 회사에 통보를 했다”며 “10월5일 공장에서 그런 내용들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향후 구조조정은 없다던 사장과 현 오타니 다카시 사장은 다른 인물이며, 이전 사장은 후지제록스 출신 임원이지만 지금 인물은 후지필름에서 온 사람이어서 사내정치 영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A씨는 제기했다.

한국 후지제록스 직원 180명에 협력업체 근무자들까지 합하면 350여명이 인천공장 폐쇄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비대위가 근무자들의 직무전환 배치를 요구해왔지만, 최근에도 그러한 결정은 없다는 답변을 회사에서 받았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인천에 근무하는 이들의 고용보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한국 후지제록스 인천공장. 정문 인근에 내년 3월31일로 예정된 인천공장 폐쇄를 반대한다는 걸개가 걸려 있다.


한국 후지제록스 측은 “전사 구조개혁 일환으로 글로벌 생산기능을 재배치 중”이라며 “본사 차원의 결정으로 인천공장의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세계일보에 9일 답변해왔다.

지난달 1일 후지제록스 코리아 이사회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승인됐으며, 노동조합을 포함한 관련이 있는 모든 임직원과 지속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다는 게 한국 후지제록스의 설명이다. 사측은 “본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후지제록스 측은 조직 슬림화와 관련해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맞춘 결정이었다”며 “당사는 노동조합을 포함한 관련이 있는 모든 임직원과 지속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고, 본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한국 후지제록스 인천공장. 건물 담장에 내년 3월31일로 예정된 인천공장 폐쇄를 반대한다는 걸개가 걸려 있다.


사측은 ‘전환 배치는 불가능하다’는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일부 직원이 회사에 남을 수 있게 배치전환에 노력 중”이라며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나는 직원에게는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이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후지제록스는 그러면서 “공장운영 종료 결정에 영향을 받는 직원을 지원하고자 ERP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시행할 예정”이라며 “진행 절차 및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노동조합 및 해당 직원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후지제록스는 “한국은 후지제록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인천공장 운영 종료는 후지제록스 전사 차원의 구조개혁 일환으로서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고객에게 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창립 이후 한국 후지제록스는 국내의 전문 복사기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2000년대 후반 후지제록스 그룹 차원에서 생산 부문 조절을 한 뒤에는 원고 이상 감지 장치나 트레이 그리고 정렬 장치 등 소위 ‘옵션’으로 불리는 부품의 설계와 생산업무를 담당했다. 본체 관련 업무는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넘겨졌다가 우리나라의 80% 수준으로 올라오자 베트남 공장이 주력 생산 무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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