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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직(職) 건다…'김&장' 불협화음에 결국 조기강판

입력 : 2018-11-09 18:35:56 수정 : 2018-11-09 2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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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인사 배경·정치권 반응/ 정권 출범 초기부터 ‘티격태격’ / 文 “결과에 職을 걸라” 경고에도 / 정책 전반 관점 차이 해소 못 해 / 예산 정국에서 교체, 靑도 부담 /“어느 때보다 협심할 호흡 필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반 퇴진은 둘 사이 반목에서 발생한 경제 리더십 훼손 때문이다. 청와대는 9일 인사를 발표하며 “어느 때보다도 서로 협심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그런 호흡이 필요하다”고 경제 수장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애초 이들의 교체 시점은 올 연말 전후로 점쳐졌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펼쳐진 적극적 재정 정책 효과 등으로 경제 지표 반등이 이뤄지면 문재인정부 전반부 정책을 설계·실행한 이들을 명예롭게 퇴진시킬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집권 2기를 위한 순조로운 경제사령탑 교체로 소득주도성장 등 현 정부 경제 정책을 모양새 좋게 계속 이어가려던 게 청와대 계획이었다.

김동연, 장하성.
惡手로 끝난 악수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8월29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두 번째 정례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최근 둘 사이 갈등이 더 이상 덮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내년에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장 실장 전망에 대해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은 하방 위험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8일에는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현 정권을 겨냥한 ‘작심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결국 둘의 관계를 돌이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김동연·장하성 조기강판’ 카드를 꺼낸 것이다.

문재인정부 정책 피라미드의 꼭지점에 서 있는 두 인사는 정권 초기부터 정책 전반에 대한 관점 차이를 해소하지 못했다. 정권 초반 청와대가 정책 입안을 주도하면서 나온 “경제부총리가 정책실장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는 세평은 갈등을 키웠다. 게다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정책이 야권의 공격을 받으면서 실물 경제를 다룬 김 부총리와 학자 출신 장 실장의 엇박자는 더 빈번해졌다.
홍남기, 김수현.
급기야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職)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공개경고까지 했다. 그럼에도 두 인사 간 균열은 봉합은커녕 더 커졌다. 내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인 와중에 두 경제수장을 동반퇴진시킨 것은 청와대로서도 큰 부담이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금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뤄지는 와중에 책임자인 경제부총리의 경질을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에 대해 “김 부총리가 (후임의) 인사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 전력을 다해 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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