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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람만 바꾸고 실패한 정책 고수하면 경제 실정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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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9 23:15:44 수정 : 2018-11-09 23: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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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김수현 정책실장 / 靑 “부총리가 야전사령탑” /‘돌려막기 인사’ 비판도 거세 문재인정부 출범 후 1년 반 동안 경제정책을 주도해온 ‘경제 투 톱’이 어제 경질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에 김수현 사회수석이 낙점을 받았다. 청와대는 “정부 철학·기조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고 했다. 경제지표 전반에 적신호가 확산되고 1기 경제팀 내 정책 불협화음이 커지는데 시간을 끌면 정책 혼선과 리더십 위기만 불거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사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주무 장관을 바꾸는 것이어서 뒷말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들 예상한 대로 새 경제팀을 짠 것은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핵심 축으로 하는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공정경제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는 이제 ‘빨리’가 아닌 ‘함께’ 가야 하고 ‘지속해서 더 멀리’ 가야 한다”며 “공정경제를 당연한 경제 질서로 인식하고 문화와 관행으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책 기조를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2기 경제팀은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기업·친노동 경제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도 거세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문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무조정실장, 사회수석을 맡아 문 대통령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다. 그런 만큼 기존 정책 기조를 거스르는 언행을 피할 것이다. 김 실장이 도시정책 분야 전문가여서 경제 전반을 추스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시장적 색채가 강한 경제 문외한으로는 경기 난국을 타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경제 분위기를 바꿔나가야 하는데 새 경제팀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먼저 경제정책 엇박자 등의 잡음을 없애려면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역할을 조정해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청와대는 “홍 후보자가 야전사령탑으로 경제를 총괄할 것”이라며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바람직한 역할 분담이지만 그대로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경제팀 교체가 발표된 어제도 우리 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또 울렸다. 통계청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3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은 1년 전보다 5.1% 감소했다. 통계가 작성되고 증감률이 공표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폭이라고 한다.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대외 여건 때문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의 기치 아래 쏟아지는 반시장·반기업 정책 탓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만 바꾸고 잘못된 정책을 고수한다면 경제가 살아나겠는가. 정책 기조의 전환 없이는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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