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류현진(31)이 바로 이런 갈림길에 서 있다. 2018 정규시즌에서 거둔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은 훌륭하지만 부상으로 15경기 등판에 그쳤다. 여기에 수술 전력까지 있어 FA 대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단 친정 LA 다저스가 퀄리파잉오퍼(QO)를 제시한 상황이다. 류현진이 QO를 수락할 경우 1790만달러(한화 약 204억원)의 연봉을 받고 잔류한 다음 1년 뒤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대신 류현진이 이를 거부하고 FA시장에 나간다면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다저스에게 차기 시즌 신인 지명권을 보상해야 한다.
류현진 LA 다저스 인스타그램 |
하지만 30대에 접어든 류현진에게 1년은 시장 가치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투수의 전성기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에 고액 연봉과 장기계약을 바란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장에 나오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미국 현지 언론들이 류현진에 대해 내놓는 전망은 4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어렵다는 것이다. 역시 부상 전력으로 인한 내구성에 대한 의심이 크다. 미국 스포츠매체 SB네이션은 8일 류현진의 몸값으로 3년 3000만달러(약 335억원)를 예상했다. 다저스에서 받은 6년간 3600만달러(약 403억원)보다야 조건이지만 대박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복잡해지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 투수 기쿠치 유세이(27)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류현진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매체는 기쿠치의 몸값을 6년 6500만달러(727억원)로 예상했다. 또한 류현진의 행선지도 큰 돈을 쓰지 못하는 탬파베이 레이스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스몰마켓 구단들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팬크리드 스포츠’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이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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