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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웹하드 불법영상 어디서?”…사라지지 않는 토렌트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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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8 08:00:00 수정 : 2018-11-07 19: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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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불법자료의 온상 토렌트①] 죽지않는 불법 사이트
최근 불거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 및 갑질 의혹으로 그가 실소유하고 있는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 웹하드에 올라온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웹하드에 불법촬영물을 올린 유포자(헤비 업로더)들이 파일공유 서비스인 ‘토렌트’, 해외 성인사이트 등을 통해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토렌트를 통해 쉽게 불법촬영물이 공유되는 상황에서 웹하드 단속이 이뤄져도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유포채널이 성행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 간 파일 공유 서비스인 토렌트는 최초 유포자인 한 사람이 불법촬영물을 공유하면 급속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퍼져 그 피해가 적지 않다. 불법 파일이 공유되는 주소를 연결해주는 토렌트 사이트의 경우 제작이 쉽고 해외에 계정을 둬 제재가 쉽지 않아 정부단속에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관련단체들은 “웹하드 단속도 중요하지만 불법 토렌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몰카 유통범죄 근절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불법촬영물’ 토렌트 통해 다수의 유포자로 확대

7일 기준 포털 사이트에 ‘토렌트’를 검색하면 불법 토렌트 사이트를 추천하는 게시물이 수십개 등장한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해당 사이트의 폐쇄여부와 함께 음란물 페이지, 업데이트 속도, 회원제 등 정보를 소개하고 있었다. 현행법상 불법사이트 링크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누리꾼들은 이들 사이트를 거리낌 없이 공유하고 있었다.

불법자료의 유통망으로 주로 쓰이고 있는 토렌트는 다수와 다수가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P2P(peer to peer) 서비스다. 개인이 파일 하나를 공유하면 이를 내려받은 사람들은 다운로더인 동시에 유포자가 된다. 파일은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다음 사용자까지 내려받을 수 있도록 공유가 진행된다. 즉 한 사람만 공유하면 여러 사람에게 퍼져 지속적으로 자료가 유지되는 것이다. 파일이 불법촬영물이라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토렌트는 사용자가 마그넷(자석)이라는 주소만 알고 있다면 파일을 내려받고 공유에 참여할 수 있다. 상당수 토렌트 사이트가 마그넷 주소를 공유하는 식으로 손쉽게 불법 정보를 유통하고 있는 것이다.

◆ 고등학생도 운영하는 토렌트사이트…적발해도 다시 우후죽순

경찰은 지난달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토렌트킴’, ‘토렌트걸’, ‘보고보고’ 등 불법 토렌트 사이트 3곳을 적발하고 사이트 운영 관계자 7명을 붙잡아 1명을 구속,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불법 자료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토렌트 마그넷을 공유하는 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토렌트 사이트 ‘토렌트걸’ 운영자 A(20)씨는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사이트를 제작하고 운영했다. 그는 2016년 5월 사이트를 제작했고 올 8월까지 영상 저작물 20만건, 음란물 5만건을 공유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불법 배너 광고를 달아 1억5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토렌트킴’ 운영자 B(43)씨는 호주 국적으로 2003년부터 해외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국내 운영자 C(34)씨와 사이트를 공동 운영하며 영화, 드라마 등 불법 저작물로 연결되는 토렌트 주소 45만건을 공유했다.

‘보고보고’ 운영자 D(42)씨도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회원 25만명에게 영상물 토렌트 36만 건을 유포하고 배너 광고비로 28억원을 챙겼다. D씨도 해외에 서버를 둬 수사기관을 피해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 3곳의 사이트는 월 200만이 넘는 방문자 수를 기록할 정도로 성행했다.

웹 사이트 특성상 해외에 서버를 두면 해외법의 적용을 받아 단속이 힘들고, 토렌트 사이트는 마그넷 주소만 공유하는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운영에 나설 정도로 제작과 관리가 쉽다. 이들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우후죽순 토렌트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단체 “토렌트에 불법촬영물 올라올 때 빠른 적발 필요”

여성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서성) 여진 활동가는 6일 세계일보와 만나 “웹하드만큼 토렌트, 해외 성인사이트도 성범죄 영상의 유통에 사용되고 있다”며 “토렌트에 올라온 파일을 필터링하는 기술도 존재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법 토렌트가 올라온 사이트를 빠르게 신고하고 폐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촬영물이 올라온 토렌트 사이트의 빠른 적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한서성은 미국 시민단체 사이버시민권리구상(CCRI)와 함께 해외 계정 사이트 적발과 제재를 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지난 5월부터 문체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함께 DNS(도메인네임시스템) 차단기술을 이용, 기존 단속 필터링을 피해가던 ‘HTTPS(웹사이트 보안 연결)’ 방식의 불법 사이트들 차단에 나섰다. 사용자들이 VPN(가상사설망) 등을 이용해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불법 저작물 차단에 상당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경찰관계자는 6일 “토렌트를 통해 받은 파일을 유포하면 처벌로 이어진다”며 “올해 불법 촬영물 집중 단속으로 인해 국내 몰래카메라 등 유포가 확실히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렌트에서 불법촬영물을 내려 받으면 동시에 유포자가 돼 정보통신망 이용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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