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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車 공유 업체 그랩에 2800억 ‘통 큰 투자’

입력 : 2018-11-07 20:53:23 수정 : 2018-11-07 20: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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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프로젝트론 역대 최대 규모 / 택시업계 반발 등에 해외로… 이전 투자금 포함 3100억 달해 / 그랩 플랫폼에 현대 전기차 결합 / 싱가포르서 2019년부터 서비스 / 추후 동남아 주요국가로 확대 현대·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동남아판 우버’라 불리는 ‘그랩’에 2억5000만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하고 내년부터 순수전기차(EV) 기반의 공유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동종 기업에 전략 투자했다가 택시업계 반발과 정부의 미온적인 규제정책 탓에 지분을 털고 철수한 지 9개월 만이다.

현대·기아차는 동남아 최대 호출형 차량공유(카헤일링) 기업인 ‘그랩’(Grab)에 현대차 1억7500만달러, 기아차 7500만달러 등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1월 이 업체에 투자한 2500만달러(약 284억원)를 합치면 총 투자액은 2억7500만달러(약 3120억원)로, 현대·기아차가 외부 기업에 투자한 액수 중 가장 큰 규모다.

양사가 추진할 프로젝트는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현대·기아차 EV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랩 소속 운전자들은 현대·기아차를 빌려 호출서비스를 제공, 수익을 내게 된다. 우선 현대차는 내년 초 그랩 본사가 위치한 싱가포르에 아이오닉 200대를 공급하고 기아차도 추가 공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어 양사는 주행 거리, 운전자 및 탑승객 만족도 등을 분석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사업 확대를 타진할 방침이다. 양사는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과 새로운 동맹체를 구축할 방침이며, 현대·기아차는 서비스에 최적화한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높은 경제성장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서비스 기술 발달을 바탕으로 과감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금 감면, 대규모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 영역도 작년 하루 평균 이용 규모가 약 460만건으로 미국 500만건에 육박하는 3대 핵심 시장으로 성장했다.

2012년 설립된 그랩 역시 8개국 235개 도시로 진출해 중국 디디(DiDi), 미국 우버(Uber)를 잇는 글로벌 3위 업체로 컸다. 앞서 싱가포르 대형 전력업체와는 2020년까지 충전기 1000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인 동남아는 전기차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사”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투자는 해외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작년 8월 국내 카풀(동승형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난 2월 이 지분을 모두 매각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도 2013년 국내에 상륙했다가 2년 만에 철수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관련 규제 개혁 노력은 지난달 택시업계 종사자 7만명이 모인 ‘생존권 사수대회’ 등 위력에 막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이 허용되고 있어 현재로선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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