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외롭게 맞이하는 죽음을 뜻하는 ‘고독사’(孤獨死). 주로 혼자 사는 노인에게 발생하던 고독사가 최근 젊은 청장년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구조의 해체로 고독사의 잠재적 위험군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고독사 비위험군에 속했던 20∼30대 청년층도 고독사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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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무연고 사망자는 2010명으로 2013년(1271명)보다 58% 증가했다. 올 상반기까지 무연고 사망자는 1290명으로 지난해보다 증가 추세에 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65세 미만 무연고 사망자는 1057명(53%)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무연고 사망자 835명(42%)보다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16명(26%)으로 가장 많고, 세종이 0명으로 가장 적었다.
고독사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1인 가구의 증가가 꼽힌다. 통계청이 발간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 가구의 현황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2000년까지만 해도 222만가구였던 1인 가구가 17년 사이 152.6% 늘어난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가구 형태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인 가구의 거주 형태를 살펴보면 고독사 증가와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통계청 보고서에서 지난해 1인 가구의 혼인 상태는 미혼이 43.8%, 사별이 29.5%, 이혼이 15.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11.1%였다. 주거지가 본인 소유인 경우는 34%에 불과했고, 전세나 월세가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반 가구의 자가 비율인 56.8%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 65% 이상은 월세에 거주하면서 매달 20∼40만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다. 2015년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전국이 22.6%, 서울은 37.2%로 전체 주거빈곤율인 12%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독사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1인 가구 등 젊은 취약계층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섭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고독사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은 취업난과 1인 가구 증가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1인 가구 등 홀로 사는 청장년층을 위한 복지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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