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꼭 풀어야 할 물음이지만 검찰과 군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단(합수단)의 3개월 넘는 수사에서도 이 질문에 대한 속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조 전 사령관이 박 전 대통령 재임 시는 물론 국회 탄핵소추로 권한이 정지된 다음에도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든 사실은 확인됐다. 하지만 조 전 사령관이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외에 박 전 대통령도 만났는지 여부를 밝히는 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합수단은 7일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조 전 사령관을 강제로 귀국시켜 조사할 때까지는 혐의 유무를 확정할 수 없다며 관련자 대부분에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 전 안보실장 등 총 8명이 참고인 중지 대상자다.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 |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에서 안보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안보실장과 만난 사실까지는 확인이 됐다. 노 부장검사는 “조 전 사령관이 청와대 안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며 “평소 청와대를 방문하면 (김관진) 안보실장을 만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종 동행한 부관한테 ‘잠시 있어 봐라’ 하고 어디 다녀오곤 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사령관이 부관을 떼어놓은 채 혼자 박 전 대통령과 만났을 개연성은 충분하나 그렇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는 뜻이다. 참고로 합수단은 이 사안과 관련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방문조사하거나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조 전 사령관 신병을 어떻게든 확보해 대면조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합수단은 “법무부, 대검찰청 및 외교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조 전 사령관의 신병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태훈·배민영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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