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대부분 지표가 하향 조정된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
지난 5월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표는 투자다. KDI는 올해 설비·건설 투자가 각각 1.8%, 3.6% 감소해 전체 성장률을 각각 0.5%포인트씩 끌어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투자 전체를 아우르는 총고정투자는 올해 -1.9%, 내년 -1.0%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전망치(올해 1.6%, 내년 -0.4%)보다 악화한 수치다.
투자가 쪼그라든 이유는 주택 경기 악화와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 영향이 크다. KDI는 건설투자에서 건축부문의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용 설비투자가 마무리되고, 다른 산업에서도 투자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하반기 위축됐던 투자가 내년에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설비투자 증가율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진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소득 불평등이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소득주도성장의) 취지는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단기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한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을 주문했다.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빈약해진 생산능력을 적극적인 투자로 회복해야 하는데 아직 그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7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3%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보호 무역주의·저성장 고착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세입·세출 예측을 통해 안정적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완화적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근원물가 수준이 1%대 초반의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은 낮은 상황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고 고용도 회복되지 못하는 점에서도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시장의 불균형에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미시적 정책 수단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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