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개사로 구성된 국내 채권단은 CERCG 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최근 중국 측에 전달했다. CERCG 측은 2020년까지 기존 이자율대로 이자를 지급하고 2025년까지 5년 동안 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채권단 일부는 “일방적인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해당 기업을 실사해 채무조정안을 다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ABCP는 유동화전문회사(SPC)가 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기업어음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CERCG가 지급보증한 홍콩 자회사 CERCG캐피털의 달러표시 채권에 크로스디폴트(연쇄 지급불능)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CERCG캐피털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해 국내에서 발행된 1600억원 규모의 ABCP도 부도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국내 증권사끼리 서로 책임을 묻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ABCP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유동화해 국내에 판매했다.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의 해당 ABCP 판매 담당자가 판매 과정에서 중요사항을 알리지 않았다며 형사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한화투자증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영증권과 유안타증권은 현대차증권이 해당 ABCP를 되사겠다고 사전에 약속했지만 문제가 생기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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