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자부품 제조기업 드림텍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철회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김학섭 드림텍 대표는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였던 기업공개 철회는 면밀한 판단에서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앞서 18일에는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 및 금형 전문기업 프라코가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프라코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현재 증권시장을 감안해 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예상됐던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등도 상장을 철회했다. 기업가치 2조원대로 예상되는 바디프랜드도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이유에는 증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장을 준비할 때 비슷한 업종 및 기업의 주가, 시가총액 등을 비교해 공모가 등을 결정한다. 그런데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비교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돼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같이 평가가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는 13.4% 하락했다. 개별 종목들의 하락폭은 더 컸다. IPO를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IPO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실제 지난달 상장한 7개사 가운데 1개사(옵티팜)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졌다. 공모가와 비교해도 4개사는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이 좋지 않은 올 연말 상장해 저평가된 주식이 내년에는 수익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평균적으로 한 주간 상장이 1∼2개가 진행돼야 하지만 올해 11월은 매주 4.5∼7.5개로 이어지는 강행군이 예상된다”며 “단기간에 수요예측이 몰리면서 공모가가 희망가 이하에서 확정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이따금 공모 철회나 연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는 우량기업의 경우 해가 바뀌면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런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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