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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vs "과민 반응”… 개 ‘하늘샷’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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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3 10:01:00 수정 : 2018-11-02 20: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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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동물학대②] 일상적인 동물학대 직장인 박모(31)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반려견의 ‘하늘샷’ 사진을 올렸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처음 지인들에게 반려견의 하늘샷을 보여줬을 땐 “개가 하늘을 나는 것 같다” “너무 귀엽다” 등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SNS에 사진을 올리자 “학대 아니냐” “개는 장난감이 아니다” 등의 악플이 달렸다고 전했다. 박씨는 “남들 다 하길래 재미로 장난처럼 찍은 사진인데 악플이 달릴 줄은 몰랐다”며 “지금 카카오톡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도 그 사진(하늘샷)인데 누군가 나를 동물학대자로 생각할까 찝찝하다”고 말했다.

하늘샷 모음. 인스타그램 캡처
◆‘하늘샷’, 학대일까 놀이일까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하늘샷’은 반려동물을 공중으로 던진 후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지칭한다. 주로 개를 던지며, 고양이 심지어 아기를 던진 네티즌도 있었다. 지난 1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하늘샷‘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은 2만1800여개다. ’공중샷‘ ’항공샷‘ 등 관련 단어를 포함하면 하늘샷 사진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해 동물을 던지는 행위가 동물학대의 일종이라는 점이다. 하늘만 나온 깨끗한 배경을 위해 개를 높이 던지게 되는데 이 경우 개들이 공포를 느끼거나 주인이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다리 등에 골절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하늘샷 반대 운동. 인스타그램 캡처
트위터 캡처
◆학대 지적에 ‘하늘샷’ 반대 운동도

하늘샷이 동물학대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자 SNS를 중심으로 하늘샷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물병원 관계자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 하늘샷 하다가 떨어뜨려가지고 뒷다리 양쪽 다 혹은 앞다리 양쪽 다 부러져서 오는 애들 엄청 많아요... 특히 포메라이언, 말티즈, 푸들 선천적으로 ‘유리다리’입니다”라며 “이런 애들 하늘샷 하다가 떨어뜨리면 다리 200% 박살나요. 평생 다리 뚝뚝거리면서 살게 두고싶지 않으면 하지마십쇼”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네티즌(mypi****)은 “사진에 미쳐서 반려견 하늘로 댑다 던지는 짓이 동물을 위한 일입니까. 본인을 위한 일입니까”라고 질타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합성이나 그림으로 하늘샷을 만들길 권유한다. 한 네티즌(dls****)은 “그렇게 본인 반려동물 하늘샷이 찍고 싶으시면 합성을 하시거나 그림을 그리셔서 하늘에서 찍으세요”라고 말했다.

반대 운동을 불편해하는 일부 네티즌. 인스타그램 캡처
◆일부 네티즌 “동물학대범 취급하지 마라”

하늘샷 반대 운동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다. 한 네티즌은 “당신네들 하는 짓은 하늘샷 근절 운동이 아니고 남 헐뜯어서 스트레스 받게 해서 삭제하게 만드는 ‘불편러(예민한 사람)’들의 모임 같아 보인다”며 “하늘샷은 나도 내 이기심에 찍은 거 알고 당시 찍고 내 새끼 미안해서 바로 안아주고 그랬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늘샷 찍지 말라는 사람들은) 걔네 다 못생겨서 그래”라며 “반려견을 키우는 데에는 학대하지 않고 강아지의 건강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각자의 방식을 존중해야 되는데 그런 것도 모르나봐”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동물권보호단체 ‘동물구조119’의 임영기 대표는 1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늘샷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것들을 올리며 관심을 받는 이런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이 개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행동은 아니고 아마 장난삼아 한 걸 거다. 하지만 이는 동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행동이다. 공중으로 던져 찍는 게 개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는 거고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 동물학대다”고 꼬집었다.

임 대표는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반려동물의 특성은 무엇인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선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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