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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11월엔 회복된다고?"…문제는 경제펀더멘털이야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8-11-02 06:00:00 수정 : 2018-11-01 09: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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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습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53% 내린 1996에 마감했는데요. 코스피가 20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016년 12월7일 이후 22개월여 만에 처음입니다.

주가 하락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하고, 이는 다시 소득과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다른 나라에 비교해 상당히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한국 경제가 수출로 간신히 버티는 위태로운 모습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에 머물렀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9월 4만5000명에 그쳤습니다.

문제는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이는 각종 지표로도 확인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는 1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 일부 민간 연구기관은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선행지표에 해당하는 주가 하락도 내년 경제 상황을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신흥국 위기 등 외부 상황은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각종 규제개혁, 다각도의 산업진흥책 마련 등은 내부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경제정책 개편 신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며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에 나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강구하겠다는 신호를 보여야 그나마 점진적 안정이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며 당분간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최악의 경우 이달 중 1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까지 투매(投賣)에 가세할 경우 또 다시 코스피는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두고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면서 공방을 벌이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향후에도 뚜렷한 반등 신호가 없어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고조, 한미 간 금리 격차 등 대외 악재가 수두룩하고, 금융당국의 안정화 대책도 반등 모멘텀(momentum)으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달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미중 정상회담 등에 의해 향후 코스피 지수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1월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무역분쟁 변수 여전

이처럼 이달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11월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1950~2120 수준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900~2150, 부국증권은 1900~2200 수준을 예상 범위로 제시했다.

무역분쟁 변수가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영향이 큰 미국 증시 전망도 어둡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가 6~8%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고, 메릴린치는 미국 변동성 장세가 오는 2021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락의 폭이 큰 만큼 극적인 시장 안정과 지수 회복을 믿고 싶지만, 미국 경제의 정점 논란에 이은 약세 국면 진입의 공포가 등장해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상당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변수에 수급까지 악화해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섣불리 하단이나 지지선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2월 FOMC와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것을 확인해야 하고, 그때까지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점을 찾아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직 국내 경제의 실물 지표가 과거의 증시 약세 국면 대비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국내 실물지표 악화가 본격화하기 전에 무역분쟁이 풀릴 조짐이 나타나면 시장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빠르면 6일 미국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증시를 급락으로 몰았던 원인 중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간선거 이후 변동성이 완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美 중간선거 이후 투자심리 개선될 거란 전망도

한편 금융당국은 미국 정부가 북한 송금과 연관된 은행에 '경제적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추진하며, 한국의 은행들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풍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관련 내용을 국내 은행들에 문의한 결과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나 풍문을 유포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조사단은 이 풍문 유포과정을 즉각 조사해 위법행위 적발 시 관련 절차를 거쳐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근 증권가에는 미국 재무부가 한국 국적의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 관련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묻지마 매도'를 한다는 등의 소문이 확산된 바 있다.

◆"과감한 규제완화 통해 기업 경쟁력 높이는 정책 필요"

세컨더리 보이콧과 관련해 한국 증권가 풍문에 대해 미 재무부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일상적인 소통(routine interactions)을 한 과정을 제재 추진과 연결짓는 것은 상황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 재무부는 "우리는 가능한 제재 위반에 대해 추측하거나 향후 조치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지만, 일상적인 소통을 미래(에 있을) 제재 조치를 알리는 것으로 잘못 해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와 규제에 대한 일반적인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및 국제 민간 부문과 정기적으로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무부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소통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부는 "우리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기존의 모든 유엔 및 미국의 제재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세컨더리 보이콧 지라시 관련 질의, 공식 답변 가치 없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청와대 출입기자의 질문에 공식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전날 미국 재무부로부터 한국의 한 은행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받는다는 뉴스가 이달 중 보도된다는 일명 지라시 내용이 확산된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김의겸 대변인이 내놓은 답변이다.

지라시에는 “주가가 무려 20% 가까이 폭락하는데도 연기금이 투여되지 않은 이유도 이 세컨더리 보이콧 뉴스가 언제 터질지 몰라서”라면서 “외국인들이 묻지마 매도를 하는 이유도 금리 때문보다 이 핵폭탄급 뉴스 때문”이라는 내용도 나온다.

청와대 한 출입기자는 “‘미국 정부가 우리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려고 했다’ 이런 지라시가 돌았다. 그러면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기에 미국 정부가 우리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거론하거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논의하거나 이런 전례는 전혀 없었다라고 저희가 봐도 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 대변인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라시에 난 내용을 가지고 출입기자가 공식 질문하고 거기에 공식 답변해야 하는지, 그런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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