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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균 이사장 '시민들 누구나 쉽게 문화 접하는 나눔터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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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31 05:56:00 수정 : 2018-10-30 21: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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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블랙리스트 지원배제, 고정균 아이원 이사장 인터뷰 우리의 소리 국악은 한해 800명의 전공자를 배출하는 중요한 전통문화다. 수많은 학생들이 국악인으로서 꿈을 키우고, 전통을 계승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을 하고 있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우리의 국악을 사람들 속에서 전파하고 있는 고정균 문화예술나눔터 아이원 이사장을 만나 우리 소리 국악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생활 속 문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살펴봤다.

고정균 아이원 이사장이 기획한 지난해 12월 터키에서 열린 ‘아리랑, 터키 심장을 두드리다’의 공연. 아이원 제공
◆국악 ‘키다리 아저씨’가 낡은 건물에서 전하는 ‘우리 소리’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사거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이원에서 고 이사장을 만났다. 아이원에는 공연공간과 함께 누구나 이용할수 있는 카페, 고 이사장이 발굴한 이인후 학생의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돼 있었다. 들어서자마다 보이는 각종 전통 찻잔은 전통문화 공간이라는 아이원의 색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고 이사장은 “낡은 건물에 문화공간을 만들면 건물 뿐만 아니라 주변 문화인프라까지 구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곳에 문화공간을 만들게 되었다”며 “시장에서 나물 파시는 할머님들도 소리를 듣고, 우리 생활속에 음악이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해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정균 아이원 이사장. 아이원 제공
고 이사장은 “가끔 삭막하다고 느끼는 도시에서 산과 들녘의 향기와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곳에서 그림을 보고, 음악 연주를 통해 사람들이 위로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아이원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아이원은 재즈와 퓨전음악,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대중들과 소통할수 있게 만든 문화 예술 나눔터다. 이 곳에서는 프로 뿐만 아니라 대학생 등 아마추어 예술가들도 공연을 하고 일반인들과 소통을 할 기회를 얻는다.

기자가 찾은 이날에도 거문고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김채린씨의 공연인 ‘후생가외 별’이 진행되고 있었다.

고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한해 800여명의 국악과 학생들이 배출되는데 이 학생들이 자신의 소리를 일반인들에게 알릴수 있는 기회가 없다”며 “많은 대관료부터 팜플랫 제작까지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할때까지 자신의 소리를 알릴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고 이사장이 운영하는 아이원은 무료로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공연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원 내부 전경. 아이원 제공
◆‘문화기획자’ 고정균 전 세계에 우리 ‘아리랑’을 전하다

고 이사장은 문화기획자로 유명하다. 20대때부터 다도 강연을 열면서 문화예술인들과 접촉하면서 문화예술 기획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10개 도시에서 국악과 대중가요 등 기획을 맡았다. 또 2003년에는 태국에서 열린 세계민속축제 한국 대표단장으로 참가,공연과 전시를 하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때는 대한민국문화사절단으로, 2008년에는 호주 뉴질랜드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문화사절단장으로 참가해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우리 국악을 공연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또 2009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에 서울시문화사절단장으로 순회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특히 2015년 고 이사장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아리랑 세계의 심장을 두드리다!’는 우리의 전통가락 ‘아리랑’으로 한국의 최고 명인들과 해외연주자, 대중음악, 클래식, 재즈, K-팝, 힙합, 록, 비보이, 발레, 무용, 합창단, 재즈 오케스트라, 국악관현악단 등 장르별 스타 300여명이 뭉쳐 국내외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고 이사장은 “세월호 참사부터 메르스 사태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위한 공연이었다”며 “우리 아리랑이 역사성과 우수성은 물론 다양성을 고루 갖춘 세계인의 음악으로서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던 기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고 이사장은 “서울 시내 10여개의 복합문화공간이 있지만 아이원은 민간 주도 문화프랜차이즈 1호점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문화 창작공간을 많이 만들어 굳이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예술회관을 가지 않고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정균 아이원 이사장이 기획한 지난해 12월 터키에서 열린 ‘아리랑, 터키 심장을 두드리다’를 보는 관객들. 아이원 제공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딛고 일어나 문화 시민들 품으로

고 이사장이 운영 중인 아이원과 사단법인 한국 전통문화예술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지원배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당시 심사배제와 지원배제에 모두 이름이 올랐는데, 고 이사장은 당시 어려웠던 사정을 털어놨다.

고 이사장은 “심사배제와 지원배제에 올라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며 “당시 3년동안 정부 지원 사업 42개 공모에 서류를 넣었는데 모두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지원이 아닌 순수한 민간기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직원 월급에서부터 임대료 등 짊어지고 가야할 것들이 많다”며 “당시 세월호와 메르스를 겪으면서 공연을 하는게 사회분위기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으로 공연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우리가 블랙리스트에 포함돼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훗날 알게된 사실이지만 젊은 시절 서울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부딛쳤던 국회의원에게 괘씸죄로 낙인이 찍혔던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 이사장은 “지원배제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꿋꿋하게 이겨내고 우리 곳곳에 문화를 전파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며 “훗날 아이원에서 그림을 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릴 우리 아이들과 음악 연주를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충전받는 부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문화가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 이사장은 “시민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인 국악을 비롯해 전시, 모임, 연습 등 다양한 문화와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며 “특별한 공간이 아닌 우리 생활 옆에서 친숙하게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일반인들에게 보다 많은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보였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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