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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돈인데…이용자에 부담 떠넘기는 '유튜브 광고' [뉴스+]

입력 : 2018-10-29 19:48:50 수정 : 2018-10-29 21: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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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가장 ‘네이티브 광고’ 많아/ 모르고 시청했다 데이터 허비 일쑤/ 15초짜리 광고에 13∼14MB 소모/ 이용자 65% “비용부담 인식 못했다”/
유튜브, 광고시간 연장까지 검토/“시장 독식하며 고객 편익 소홀
유튜브를 하루 1시간 이상 시청하던 대학생 박모(26)씨는 얼마 전부터 유튜브 사용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박씨가 자주 보는 크리에이터 채널이 광고나 다름없는 콘텐츠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는 콘텐츠로 가장해 광고를 보여주는 ‘네이티브 광고’(Native AD)가 증가하고 있다. 박씨는 “좋아하는 유튜버의 일본여행 영상을 봤는데 알고 보니 여행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광고였다”며 “사용자가 유료 데이터를 소모하면서 보는 영상인데 원하지도 않는 광고를 돈 내고 보는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사용자의 유료 데이터를 소모하는 유튜브 광고가 콘텐츠 형태로 확대돼 ‘돈 내고 보는 광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유튜브 광고가 여러 형태로 확대되면서 사용자의 데이터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튜브는 콘텐츠 시청 전 봐야 하는 광고 시간의 연장과 ‘건너뛰기’ 기능 삭제 등을 검토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기자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살펴보니 대부분 5∼15초가량의 광고를 시청해야 콘텐츠를 볼 수 있었다. 광고 수익은 플랫폼 관리자와 콘텐츠 제작자(크리에이터)가 나눠 갖는다.

문제는 유튜브 광고가 사용자에게 유료 데이터 부담을 전가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이나 동영상 화질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HD(720p) 화질의 동영상 광고는 초당 약 0.9MB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15초짜리 광고를 보면 13~14MB의 데이터가 소모되는 셈이다. 최근 유튜브 광고가 네이티브 형태로 확대되며 사용자의 데이터 부담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는 광고 시청 중 발생하는 데이터 소모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 대부분도 이를 알지 못한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5.8%가 “모바일 광고 시청 시 데이터 소모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는 광고 시간을 기존의 5∼15초에서 15∼20초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원하면 광고 ‘건너뛰기’ 기능을 삭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크리에이터의 수익 증대를 위한 정책”이라지만 유튜브 수익도 비례해 늘어난다. 유튜브 관계자는 “광고 시간이나 건너뛰기 기능은 크리에이터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사용자에게 광고를 생략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유튜브 프리미엄’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 사용자의 광고 시청을 일종의 ‘의무’로 간주해 광고를 봐야 하는 의무를 면제해주는 유료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고려해 사용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동영상 플랫폼 가운데 유튜브의 비중은 85.6%에 달했다. 아프리카TV 등 국내 동영상 플랫폼은 모두 3%대 미만이었다. 황장선 중앙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유튜브 광고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것이라도 네이티브 광고는 콘텐츠 시청 전 사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줄어들지 몰라도 사용자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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