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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부모의 우려 100만 청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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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3 16:18:13 수정 : 2018-10-23 16: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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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PC방 살인사건 후폭풍-학부모 청원자 분석 "아이와 함께 보던 만화 속 문신이 (김성수) 목에...충격적이었어요."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누군가의 ‘자녀’다. 이번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커다란 근심을 안겨줬다. 두 살배기 딸을 키우는 디자이너 김모(41)씨는 “자식을 낳아보니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이 험악한 세상을 여린 아이가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안쓰러워했다.
피의자 김성수. 연합뉴스

지난 14일 발생한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은 참혹한 범죄 수법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아르바이트생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성수(29)씨에 대한 ‘강력 처벌’을 원하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23일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도 이 같은 성난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과연 무엇이 이토록 대한민국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걸까. 세계일보가 자녀를 둔 기혼 30~40대 성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자녀와 함께 보던 만화인데” 목 문신에 충격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 서모(43)씨는 “가해자 목에 있는 문신이 충격적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도 좋아해서 함께 보던 일본 만화에 나온 문신이라더라. 만화를 보며 그렇게 잔혹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서씨는 “해당 만화와 살인 사건을 직접 관련지을 수는 없긴 하다”면서도 “(사건 이후) 아이들이 보는 만화, 영상, 웹페이지 등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목 왼쪽에 문신이 선명한 김성수(좌) 일본 만화 속 한 장면(우).유튜브 '눈TV'-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아이들 자주 가는 곳에서 범죄 발생...“대책 필요”

초등학생 딸을 둔 박모(42)씨는 “경찰이 출동했을 때 가해자를 확실하게 귀가만 시켰어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PC방, 노래방, 당구장, 만화방 등은 초중고 대학생 등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장소다.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꼭 국민청원으로 이슈화해야 하는지 의문

현재 부인이 임신 중이라는 ‘예비아빠’ 정모(34)씨는 “매번 (범죄자들이) 심신미약을 들먹이거나 음주 상태를 핑계 삼아 감형받으려는 게...극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도 법의 테두리에서 보호받으려 한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났다”며 “이렇게 미디어-국민청원을 통해 이슈가 되어야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게 지금 현실”이라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고인을 기리는 편지.김경호 기자

정씨는 또 “이번 청원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부모와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국민이 그의 편이란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우울증 진단서 낸 가해자 부모 “이해 간다” vs “안 간다”

피의자 김성수씨는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알려졌다. 지난 22일 취재진이 해당 사실에 대해 질문하자 김씨는 부모님이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 부모의 이 같은 행동이 옳았는지에 대해선 청원 참여자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사건이 발생한 PC방 앞에 국화가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아이를 키워보니 부모의 마음 다 그렇다”며 어렵게 입을 연 김모씨는 “분명 잘못인 걸 알지 않을까...그렇게 하는 부모의 마음도 찢어졌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반면 서모씨는 “가해자 부모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인천초등생 살해범들과 똑같이 이들이 사회에 복귀하면 또 이러지 말라는 보장이 있나. 그 부모들은 그들에게 다른 삶을 살게 할 자신이 있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김성수씨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과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정신감정을 위해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로 보내진 상태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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